과학계 "이식해도 결코 기능 회복 못해…무의미하다" 일축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중국과 이탈리아 연구진이 사람 시신 2구를 이용해 한 사람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과학계는 이식한 머리와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면서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17일(현지시간) 베네치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런샤오핑(任曉平) 중국 하얼빈 의대 교수팀과 18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세계 최초로 시신의 머리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카나베로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원숭이 머리 이식 수술을 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카나베로는 2014년 미국 신경과학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사람 머리 이식 수술 계획을 밝혀 '프랑켄슈타인'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카나베로 교수는 "수술은 2단계로 진행됐다"면서 "한 사람의 시신에서 머리를 자른 뒤 'PEG'로 알려진 생물학적 접착제로 신경과 혈관을 다른 사람 시신의 몸에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경의 전기자극을 통해 수술이 성공했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두 사람이 완벽하게 붙었다"고 강조했다.
수술은 기증받은 2명의 남자 시신으로 이뤄졌다.
카나베로 교수는 "사람들은 목에 있는 많은 중요한 신경을 자르게 되기 때문에 머리 이식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그런 신경들을 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뇌사 판정을 받은 두 사람의 머리를 이식하는 게 다음 단계"라면서 "이는 정상적인 머리 이식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데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계는 "머리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 회복됐을 때나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영국 에든버러대 카트리나 베커 교수는 "현재로서는 척수 손상을 입은 사람을 치료할 수는 없기 때문에 머리를 이식했더라도 결코 기능을 회복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우스 맨체스터 대학병원의 제임스 필드 박사도 카나베로 박사의 발표를 '독선적인 사이비 과학'이라고 폄하하고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 사람이 머리 이식 수술을 받으려면 다른 한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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