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빅텐트' 통합 드라이브에 호남계 '평화개혁연대' 카드 맞불
"지방선거 노린 통합반대" vs "보수 회귀본능 버려야"…설전 가열
끊이지 않는 지도부 책임론…21일 끝장토론 격돌, 봉합·분열 분수령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노선투쟁이 오는 21일 '끝장토론'을 기점으로 중대 고비를 맞는다.
안 대표가 최근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통합론에 드라이브를 걸자, 호남 중진들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조직적 대응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당내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분당까지는 아니지만, 정치적 타격을 입더라도 전면전을 피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의원들과의 심층 토론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공감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지만, 호남 중진들의 반발 속에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분열의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19일에도 서로를 겨냥한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통합론에 반대하고 있는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골목슈퍼 둘 합한다고 롯데마트가 되나, 이마트가 되나"라고 통합론을 비판했다.
광주 북구을을 지역구로 둔 최경환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당에 중도혁신의 깃발은 사라지고 보수회귀 본능만 꿈틀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호남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의 외연을 확장하면 호남은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며 호남을 바지저고리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개혁연대만이 살길이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의혹규명, 5.18 진상규명과 같은 국민적 열망에 충실한 개혁연대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통합논의 중단을 선언하고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안 대표와 당권 경쟁을 벌였던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들 호남 중진은 뜻이 맞는 의원들을 규합해 가칭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중도통합 구상을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안 대표 측에서는 여전히 중도통합론을 고수하면서 반대파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안 대표 측 한 의원은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분들과 일반 의원·당원들과는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면서 이들의 통합불가론이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통합반대파는 국민의당의 운명을 결정하면서 호남에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근거로 대고 있다. 모순된 주장"이라며 "민주당과 손잡을 생각만 하고 있으니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격한 충돌 속에 일부에서는 '끝장토론' 결과에 따라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상황이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이미 균열의 조짐이 감지된다.
통합 반대파 당원들을 중심으로는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당 개혁과 공당사수를 위한 당원연대'는 인터넷을 통해 '당대표 안철수 제명 및 징계 신청'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중도 혁신과 통합을 바라는 국민의당 평당원들의 바른국민의당 통합공동연대'에서는 박지원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및 퇴출 청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안 대표를 공개 비판한 이상돈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도 당 윤리심판원에 접수된 상태다.
일부에서는 양측의 대립이 워낙 심해 21일 한차례 끝장 토론으로는 당내 논란이 정리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의 연대나 통합과 같은 중요한 변화는 전당대회로 해결할 사안"이라면서 "결국 마무리는 전대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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