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필승계투조 무너뜨리고 4번 타자 야마카와 '한 방' 주의해야 설욕 가능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9일 오후 6시 한국과 일본 야구팬들의 심장은 다시 쫄깃해진다.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이날 일본 도쿄돔에서 초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우승을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예선에서 2승을 거둔 일본이 홈팀으로 후공을, 1승 1패를 올린 우리나라는 선공을 한다.
지난 16일 개막전에서 우리나라는 연장 10회 승부 치기 접전에서 일본에 7-8로 아깝게 패했다.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이뤘고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1차전, 일본-대만과의 두 경기에서 나타난 일본의 전력을 바탕으로 결승전 관전 포인트를 세 가지로 요약해본다.
◇ 한국의 승리 조건 '일본 불펜 공략' = 우리 필승계투조가 일본 타선을 잘 막아야하는 동시에 우리 타선도 일본 불펜을 이겨내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1차전에서 대표팀은 선발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 도요카프)를 잘 공략해 4회에 끌어내렸다. 정규리그에서 15승을 거둔 야부타는 3⅓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묶어 3점을 주고 강판했다.
구원 등판한 두 번째 투수 곤도 다이스케(오릭스 블루웨이브)도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1실점 했다.
4회에 4점을 뽑은 대표팀은 그러나 이후 일본 불펜을 상대로 추가 점수를 얻지 못했다. 다와타 신사부로(세이부 라이언스)∼이시자키 쓰요시(한신 타이거스)∼노다 쇼고(세이부)∼야마사키 야스아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4명에게 5∼9회 꽁꽁 묶였다.
1-4로 끌려가던 일본이 우리 불펜을 상대로 6회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의 2점 홈런을 시작으로 3점을 추격해 9회 말에 4-4 동점을 만든 대목과 대조를 이룬다.
일본의 결승전 선발 투수는 정교한 제구가 돋보이는 좌완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 자이언츠)다. 겁 없는 대표팀 타선이 다구치를 조기에 끌어 내리고 이후에 나오는 투수들에게서도 점수를 뽑아야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
◇ 일본 두 경기서 홈런 3개…4번 야마카와 주의보 = 일본은 예선 2경기에서 홈런 3방을 가동했다. 야마카와와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홈런으로 5타점을 합작했다.
정규리그에서 홈런 23방을 친 와일드카드 야마카와는 4번 타자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우에바야시는 연장 10회에 극적인 동점 3점포를 날려 함덕주(두산 베어스)를 울렸다.
18일 대만전에선 도노사키 슈타(세이부)가 솔로 홈런 1개를 보탰다.
큰 스윙보다는 정확하게 힘을 싣는 일본 타자들 특유의 정교한 스윙에서 나온 홈런이었다.
세 선수는 올해 정규리그 홈런 수에서 일본 팀 내 1∼4위를 달렸다. 떴다 하면 유달리 뻗어 가는 도쿄돔의 특성과 예선에서 한 번 당한 경험을 잘 새겨 우리나라 배터리가 세 타자를 좀 더 경계해야 한다.
◇ 1차전 패배 후 2차전 설욕…'도쿄대첩' 그 영광 다시 한 번 = 대첩의 사전적인 의미는 크게 이겼다는 뜻이나 의미가 각별한 한일전에선 점수 차와 상관없이 이기면 자연스럽게 대첩이 된다.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은 도쿄돔에서 이른바 '도쿄대첩'의 빛나는 전과를 올린 사례가 많다. 특히 1차전에서 패배한 뒤 2차전에서 설욕에 성공해 더 큰 감동을 안겼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은 일본에 2-14, 7회 콜드 게임 패배의 굴욕을 당했다.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래 처음으로 당한 콜드 게임 패배의 충격은 상당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충격 패 이틀 후에 열린 시드 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1-0으로 제압하고 깨끗하게 빚을 갚았다. 5⅓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봉중근(LG 트윈스)은 '봉의사' 열풍을 일으켰다.
2년 전 프리미어 12 때에도 상황은 유사했다.
대표팀은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선발 오타니 쇼헤이(닛폰햄 파이터스),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 골든 이글스), 마쓰이 유키(라쿠텐)에게 꽁꽁 묶였다.
그러나 도쿄돔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대표팀은 7회까지 오타니에게 또다시 봉쇄당했다가 개막전과 똑같은 순서로 나온 노리모토, 마쓰이 등을 상대로 9회에 4점을 뽑아내며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개막전에서 한 번 상대해 본 경험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
이나바 아쓰노리 현 일본 대표팀 감독은 고쿠보 히로키 전 감독보단 더 세밀하고 변화무쌍한 계투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필승계투조와 다시 맞붙는다면 우리 타자들도 그냥 당하지만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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