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탐방·서귀포 관광 베이스캠프로 제격
(서귀포=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남한 최고봉 한라산(1,950m)은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한라산 탐방로는 정상으로 오르는 성판악, 관음사 코스와 백록담을 살짝 비켜 화구벽만 구경하다 내려오는 영실, 돈내코, 어리목 등 5개의 코스가 있다.
눈부신 '설국'으로 탈바꿈하면 코스마다 눈이 시릴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눈꽃을 구경하려는 탐방객들에게는 순백의 제주오름과 한라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영실 코스'가 겨울 등반코스로 인기가 높다.
한라산 서남쪽을 오르는 영실 코스는 영실탐방안내소∼영실휴게소∼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을 경유해 남벽분기점에 이르는 5.8㎞ 구간이다. 윗세오름은 '위에 있는 세 오름'이란 뜻으로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 등 크고 작은 봉우리 세 개가 연달아 이어져 있다.
윗세오름대피소 아래에 있는 고산평원 선작지왓은 겨울이면 눈부신 설국으로 변신한다. 비교적 경사가 급한 영실분화구 능선(해발 1,300∼1,550m)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탄지형으로 탐방이 쉬운 편이고, 돈내코와 어리목탐방로로 하산할 수 있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1100도로변 고산지대에 자리 잡고 있고,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영실탐방안내소가 있어 한라산 탐방과 서귀포 관광의 베이스캠프로 제격이다.
서귀포에서 1100도로를 따라가면 자연휴양림 정문에 다다른다. 동백동과 녹나무동, 담팔수동, 해송동, 왕벚나무동, 후박나무동, 소나무동 등 숙박시설이 자연경관을 살리면서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았다.
주변엔 잔디광장과 생태공원, 족구장이 조성돼 있다. 특히 밤새 눈이 내린 아침이면 소나무동 객실에서 눈 쌓인 잔디광장과 그 너머의 수려한 바다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야영덱 42개(2.7×2.7m, 3.6×3.6m)은 피톤치드로 유명한 편백 숲 속에 점점이 박혀 있다. 사색하기에 좋아 호젓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편백들이 피톤치드를 내뿜을 때 깊이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폐부마저 시원해진다. 동절기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는 고지대의 특성상 야영이 통제된다.
자연휴양림 안에는 인공조림의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제주도 야생 숲 그대로의 특징을 살려낸 산림 사이로 생태관찰로, 건강산책로, 숲길산책로, 전망대산책로, 차량순환로 등 다양한 생태탐방 코스가 나 있다. 순환형 산책로는 흙길과 오솔길, 지형을 고려한 나무 덱으로 조성돼 걷기에 편하다. 곳곳에 쉼터와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숲 속에는 산딸나무, 굴참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비목나무 등 온대·난대·한대의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법정악 전망대에 서면 서귀포 시가지와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울긋불긋 단풍옷을 입은 숲 너머로 산방산과 송악산이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볼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chang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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