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원내대표 시절 특활비 의혹 해명…"민주당 진영 부패나 스스로 돌아보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은 19일 박근혜 정부 시절 각종 특수활동비 의혹을 근거로 보수진영 인사를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보복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공세의 효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검사를 '충견'에 빗대거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해 '할복'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동원했지만 정작 지금의 특활비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은 아직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활비 파장은 전직을 넘어 현역 의원들로까지 넘어온 상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장 3명이 청와대에 수십억 원대 특활비를 상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최경환 의원도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곧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도 반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8일 하루 동안만 페이스북에 특활비 의혹을 해명하고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3건이나 올렸다.
일단 홍 대표는 자신이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시절 받았던 특수활동비 문제가 또다시 쟁점화할 조짐을 보이자 그 용처를 조목조목 밝히며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수활동비가 매달 4천만 원 정도 나온다"며 "돈을 수령한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매달 1천500만 원씩을 지급했고 원내행정국에 700만 원, 원내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 원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운영비용으로 일정 금액을 매월 보조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특활비 유용' 의혹에 대해선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비용 등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인 공금을 유용할 정도로 부패하거나 어리석지 않다"며 "나를 공격할 생각 말고 민주당 진영의 부패나 스스로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홍 대표는 전날 다른 2건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의의 상징이었던 검찰을 한 줌도 안 되는 충견들이 좌파정권의 앞잡이로 몰아가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사건을 처벌하려면 검찰로부터 매년 100여억 원 특활비를 상납받았다는 법무부도 같이 처벌해야 형평에 맞다"고 주장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전날 "살아있는 권력은 피해가고 보수정권을 향해서만 날아드는 검찰의 칼날을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는 항의성 논평을 냈다.
검찰 조사가 곧 임박한 최경환 의원은 최근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대구역 앞에서 할복하겠다"며 결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거친 말' 이상의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게 한국당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최근 한 친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의원이 할복까지 운운하며 결백을 호소하니 돕고 싶은 심정이야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도울 방법이 없어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국정원이 현직 여야 의원들에게도 특활비를 상납했다는 설과 함께 5명의 실명이 담긴 출처 불명의 정보지가 확산하는 등 불똥이 누구에게 튈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선 잠행모드를 유지하며 전전긍긍하는 기류도 읽힌다.
현재 당 정치보복대책특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등 여권 비리·의혹 관련 제보를 수집해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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