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통합 드라이브'에도 화답 없이 해외 출장길
한국당 통합논의 미진에 전략적 숨고르기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중도통합을 염두에 둔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정작 파트너인 바른정당은 태연자약한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빅텐트'까지 언급하며 통합 드라이브를 다시 강하게 걸 조짐을 보이자 일부 호남 중진의원들이 극렬히 반발하면서 매우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두고 "저능아들이나 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짓밟는다면 나갈 데가 있다"(박지원 전 대표)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분당 가능성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안 대표의 '스피커'였던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돌연 사임한 것도 이러한 당 내분의 부담을 견디지 못해서라는 분석이 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은 일단 뒷짐을 지고 서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내홍 양상을 예의주시하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 내분이 깊어지던 지난 주말, 예고되지 않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시간대 한국학연구소가 여는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한 3박 5일 일정이다.
유 대표 측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참석하기로 한 학회여서 일정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의 행보를 두고 상대적으로 마음이 더 급해 보이는 안 대표를 상대로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장 내달 중순까지 중도보수통합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완성해야 하는 당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유 대표는 지난 13일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취임 일성으로 중도보수통합을 위한 당 대 당 협상 채널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이튿날 안 대표와 만나서도 연대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에는 "언론이 너무 앞서 나간다. (국민의당과는) 협력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며 거리를 두며 하루 만에 온도 차를 보였다.
당 안팎에서는 유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를 취하는 이유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논의가 상대적으로 미진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더 이상 바른정당 의원의 복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당은 통합논의 창구조차 열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는 앞서 양당 원내대표가 만든 정책연대 협상 채널은 물론 오신환, 정운천 의원 등 개별 소통 창구도 가동 중이다.
일단 양당의 연대·통합 움직임은 오는 21일 당 진로를 놓고 끝장토론이 예고된 국민의당 의원총회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의총은 중도통합론으로 촉발된 국민의당내 노선투쟁의 결정판이 될 것이란 예상 속에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 의원 간 봉합과 분열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유 대표도 이날 귀국해 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국민의당의 의총 결과를 놓고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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