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의욕적으로 선수가 나서주니 기특하다"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에는 적어도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사흘 전 일본 타선에 당했던 김윤동(24·KIA 타이거즈)과 구창모(20·NC 다이노스)는 "꼭 설욕하고 싶다"며 등판을 자처했다.
선동열(54) 야구대표팀 감독은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 "김윤동과 구창모 둘 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 기회가 오면 다시 던지게 할 것이다. 감독으로 선수가 의욕적으로 나서주면 기특하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구창모와 김윤동은 16일 일본과 예선전에서 아픔을 맛봤다.
선발 장현식의 뒤를 이어 4-1로 앞선 6회 등판한 구창모는 일본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에게 투런포를 헌납했다.
그리고 김윤동은 4-3으로 간신히 리드를 지키던 9회 등판, 첫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고도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루 위기에 처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구원등판을 한 함덕주(22·두산 베어스)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대표팀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한 번 실패를 맛본 선수가 이를 극복하는 데는 때때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구창모와 김윤동은 결승 상대가 일본으로 결정되자마자 설욕할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
정민철(45) 투수코치는 "투수들만 모여있는 단체 카톡방이 있다. 여기서 선수가 먼저 '붙고 싶다'고 말하더라.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올리겠다"며 "일본전에서 지고 난 뒤에는 다들 '투혼' 같은 무거운 이야기만 하다가 대만전에서 이기니까 웃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게 더 좋다.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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