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30㎞대 직구로 한국 타선 농락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일본 야구의 전설이자 재일 교포인 장훈(77)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에 앞서 "다구치 가즈토의 공을 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좌완 투수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0㎞대에 머무르는 선수다. 과거 중간계투로 활약할 때는 시속 140㎞ 중반까지 던졌지만, 구속을 낮춘 대신 제구력을 완벽에 가깝게 갈고닦았다.
덕분에 다구치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향후 일본야구를 이끌어 갈 기대주로 성장했다.
한국 타선은 장훈의 예측대로 다구치의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
4회 2사 후 김하성의 2루타로 간신히 첫 안타를 뽑았고, 5회에는 2사 후 류지혁과 한승택의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한국 타선은 이날 다구치를 상대로 7회까지 단 3안타를 얻는 데 그쳤다.
다구치의 이날 투구 성적은 7이닝 동안 3피안타, 몸에 맞는 공 1개, 6탈삼진, 무실점이다.
이제 그의 나이가 22세라는 걸 고려하면, 적어도 10년은 더 국제무대에서 만나야 한다.
다구치에게 가로막힌 한국은 결승에서 0-7로 패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최우수 투수로 뽑힌 다구치는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투구는 올해의 집대성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처음에는 아주 긴장했다. 선두타자를 물리치고 제 리듬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회 시작하고 한국 타선 영상을 많이 봤다. 무서운 타선이다. 공을 치게 만들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컨트롤과 변화구를 앞세워 정확하게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잘 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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