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남성과 멕시코 여성이 강철로 만든 양국 국경장벽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사는 브라이언 휴스턴은 멕시코 신부 이벨리아 레예스를 맞아 전날 정오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이 열린 장소는 '희망의 문'으로 알려진 미-멕시코 국경장벽.
철제문이 열리면서 너덧 명이 좁게 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신랑 휴스턴이 순백 드레스를 입은 신부 레예스를 번쩍 안았다.
신랑 휴스턴은 지역일간지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에 "사랑엔 국경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우리 둘은 여기 거대한 장벽에 의해 나뉘었지만 장벽 너머로도 사랑은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휴스턴은 구체적인 사정은 설명하지 않은 채 신부가 있는 멕시코 티후아나로 갈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 커플은 신부 레예스가 그린카드(영주권)를 얻을 수 있도록 변호사를 고용했다.
1년간 준비한 끝에 이들은 국경장벽을 1시간 열어주겠다는 승인을 따냈고 장벽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보더에인절스그룹이란 시민단체가 이들의 결혼식을 도왔다.
AP통신은 2013년 이후 장벽이 일시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6번째라고 전했다.
이들이 결혼식을 올린 장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공약에 따라 장벽 시제품이 세워진 지점에서 불과 25㎞ 떨어져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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