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은 '턴'…에어리얼·하프파이프 등은 공중동작이 좌우
스키크로스는 프리스타일 스키 중 유일한 '속도' 겨루기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설원 위에서 자유자재의 동작을 선보이며 곡예를 펼치는 프리스타일 스키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경기 방식과 채점 방법이 제각각이다.
화려한 점프에서 선보이는 기술과 자세를 중요하게 보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오로지 빨리 레이스를 끝내는 것에 집중하는 종목도 있다.
올록볼록한 슬로프에서 경기하는 점에서 한눈에 다른 종목과 가장 쉽게 구별이 가능한 모굴에서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눈 둔덕을 통과할 때의 회전(턴)이 점수의 60%를 차지한다.
스피드도 20% 비중을 가지는 만큼 회전 과정에서 스키를 최대한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게,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게 코스를 내려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두 차례 점프에서 선보이는 동작의 자세와 기술의 난도가 나머지 20%를 좌우한다. 점프는 둔덕을 통과하는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굴 경기에서 박진감을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턴 동작은 5명의 심판이 점수를 매겨 최고·최저 점수를 제외한 3명의 점수를 합산한다. 공중 동작은 심판 2명이 채점하고 기술의 난도 점수도 반영된다.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듯한 모양의 슬로프를 내려오며 점프와 회전 등 공중 연기를 선보이는 하프파이프에서는 공중 동작의 높이와 회전, 기술 난도 등이 모두 심사 대상이다.
5명의 심판이 이런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각기 100점 만점의 점수를 내놓는데, 이 평균점수가 한 선수의 경기 결과다. 통상 두 차례 연기를 펼쳐 높은 점수가 최종 성적이 된다.
이 때문에 두 번의 연기 중 한 차례에서라도 얼마나 집중해 모든 것을 쏟아붓느냐가 관건이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남자부 금메달을 목에 건 데이비드 와이즈(미국)는 2차 시기에서 슬로프 상단에 걸려 넘어지는 실수로 연기를 다 마치지 못해 3.4점을 받는 데 그쳤으나 1차 시기에서 화려한 기술을 뽐내며 92점을 받은 덕택에 정상에 올랐다.
2위인 마이크 리들(캐나다)이 1차 시기 71.4, 2차 시기 90.6으로 평균적으론 더 낫다고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한 번의 완벽한 연기가 금메달을 안겼다.
테이블, 박스 등 여러 기물과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에서 기물 위에 올라선 채 내려온다거나 연기를 펼치고 점프대에서 공중 동작을 선보인 뒤 착지하는 슬로프스타일에서도 역시 연기 전반의 과정을 5명의 심판이 종합적으로 채점한다.
하프파이프와 마찬가지로 100점 만점으로 부여한 점수의 평균을 내고, 두 차례 연기 중 더 높은 점수가 자신의 점수가 된다.
점프대를 치고 올라가 솟아오른 뒤 공중 연기를 선보이고 착지하는 특성으로 기계체조의 '도마'에 비견되는 에어리얼에서는 크게 도약, 공중 동작에서의 자세(폼), 착지로 점수가 구성된다.
비율은 도약이 20%, 폼이 50%, 착지가 30%로, 공중에서 어떤 기술을 구사하며 정확하게 실행했는지가 관건이다.
5명의 심판이 이를 바탕으로 매긴 점수 중 최고·최저점을 뺀 합계에 뒤로 공중돌기 같은 기술의 난도 점수를 곱해 최종 점수가 나온다. 도약과 폼, 착지 점수가 낮아도 난도 점수가 높아 순위가 바뀌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아직 에어리얼 종목 자체가 걸음마 단계인 한국 선수들은 난도 점수부터 강국인 벨라루스나 중국 등 선수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스키크로스는 프리스타일 스키 중 유일하게 점수가 아닌 레이스를 마치는 순서로 순위가 결정된다. 통상 32명으로 본선을 시작해 4명이 1개 조로 경기하며 각 조 상위 2명씩을 다음 단계로 올리는 방식으로 결승엔 최후의 4인이 1위를 다툰다.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경주를 펼치면서 '멋진' 동작으로 시선을 끄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이는 순위엔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결국은 큰 실수와 이탈 없이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면서 누가 먼저 마치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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