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의혹 불거지자 말 바꿔…도둑이 제 발 저리듯 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성완종 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을 정조준하면서 검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망나니 칼춤'에 비유하며 맹비난한 홍 대표 자신이 이번엔 2008년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 시절의 특활비 유용 논란으로 여권으로부터 맹공격을 당하는 셈이 된 것이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홍 대표가 밝힌 특활비 해명에 대해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 1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내가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의 식사비용 등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2015년 조사 당시에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겸 운영위원장재직 시절 받은 특활비 중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활비 의혹이 불거지자, 아내에게 준 돈은 특활비가 아니라 본인 급여라고 말을 바꾼 것이 아닌가"라면서 "일관성 없는 해명은 오히려 수사당국의 진상조사 필요성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즉각 홍 대표에 대한 특활비 횡령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국민의 혈세가 단 1원이라도 허투루 낭비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대표의 여러 말이 좌충우돌 현란하다"면서 "홍 대표 본인의 특활비 변명도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당시 홍 대표 부인의 대여금고에 거액의 돈이 있어서 성완종 회장이 주장하는 돈이 아닌가 의심했다"면서 "(그땐) 특활비가 문제가 되지 않으니, 원내대표 특활비를 부인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니 자신의 월급이 남아서 (그것을) 부인에게 준 것이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검찰을 충견, 맹견이라고 하면서 우리 견공들을 무시하고 모욕하고 있는데, 그러지 말라"면서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검찰이니, 검찰개혁 차원에서 제대로 된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드는 데 협조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평소 거친 막말로 워낙 유명한 분이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최근 도를 넘어도 한창 넘고 있다"면서 "홍 대표는 검찰을 향해 정권의 '충견', '망나니 칼춤' 등 폭언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말을 타락시키지만, 말도 사람을 타락시킨다"면서 "홍 대표가 역사적 망언으로 기억되는 정치인이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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