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이어진 부정선거 논란 일단락될 듯…28일 취임식 예정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케냐 대법원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재투표 결과를 인정하면서 우후루 케냐탸 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20일 케냐 일간 데일리네이션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관 6명으로 구성된 케냐 대법원은 이날 대선 재투표 무효소송을 기각하고 케냐타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
데이비드 마라가 대법원장은 TV로 중계된 판결에서 "재판부 전원은 그 소송이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10월 26일 치러진 대선 결과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케냐타 대통령의 압승으로 발표된 대선 결과는 그대로 효력을 발휘하고 4개월째 이어진 부정선거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선에 성공한 케냐타 대통령의 취임식은 오는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케냐 전직 의원이자 사업가인 하룬 음와우 등이 대선 재투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며 지난 6일 대법원에 소송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케냐 대법원은 대선 관련 소송에 따른 판결을 14일 이내 내려야 한다.
이번 결정이 내려지자 케냐타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를 지르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케냐 경찰은 전날 밤에도 수도 나이로비의 한 빈민가에서 라일라 오딩가 야권 대표 지지자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딩가는 이날 대법원 판결 소식을 접하고 나서 "그 결정은 전혀 놀랍지 않다"며 "우리는 이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반복해서 발표했듯이 이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딩가 야권 연합 대표 후보의 불참 속에 38.8%의 투표율을 보인 지난달 26일 대선 재투표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98%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오딩가는 케냐타 대통령의 당선을 거부한 채 국제사회의 개입을 요구해 왔다.
케냐 야권은 지난 8월 치러진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무효화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같은 달 말 이를 받아들여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판결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당시 표결에서 54.27%의 득표율로,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를 따돌렸다.
케냐에서는 지난 8월 대선 이후 부정선거 공방 속에 경찰과 야권 지지 시위대의 충돌 등으로 수십명이 숨지기도 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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