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국민 오도"…"헝가리가 공격당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헝가리 정부의 공격에 침묵했던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2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헝가리 우파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헝가리 여당은 소로스가 비정부기구(NGO)와 유럽연합(EU) 관료들을 등에 업고 헝가리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헝가리 출신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소로스는 부다페스트에 중앙유럽대학(CEU)을 설립하고 헝가리 시민단체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면서 우파 성향의 헝가리 정부 눈 밖에 났다.
그동안 헝가리는 소로스가 난민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들을 돕는 식으로 난민 유입을 방조하면서 헝가리 정치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공격했다.
CEU를 폐쇄하기 위해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 외국인의 지원을 받는 NGO는 내용을 공지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으로도 소로스를 압박했다.
최근에는 소로스가 웃고 있는 사진과 '마지막에 소로스가 웃게 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함께 담긴 대형 포스터를 곳곳에 내걸었다가 유대인 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소로스는 유대인이다.
소로스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헝가리 정부가 거짓말로 국민을 오도하고 있으며 난민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도 "정부가 증오심으로 국민을 오도해 권력을 유지하는 게 헝가리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다시 총리직에 도전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젊은 시절 좌파 학생운동을 이끈 '소로스 장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소로스와 대척점에 서 있다.
여당 피데스의 귈라쉬 게리게의 부대표는 소로스가 쓴 글은 난민에 대해 우호적이라며 소로스가 EU 의회에서 난민 문제를 다루는 특별보고관 등을 만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반유대주의의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헝가리의 기독교 정신을 훼손시키는 대량 난민 유입에 반대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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