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75)가 CBS 뉴스에서 해고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CBS 뉴스에서 간판 프로그램인 'CBS 디스 모닝'을 공동진행하고 있고, 일요일 저녁 시사 매거진 '60분'에도 고정 출연해왔다.
CBS의 이번 조치는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로즈가 최소한 8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하루 만에 이뤄졌다.
CBS 뉴스의 데이비드 로데스 사장은 "조금 전 찰리 로즈와 CBS 뉴스 간의 고용 계약이 종료됐다"면서 "이번 조치는 그의 PBS 프로그램을 둘러싼 참담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한 어제의 보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2007년 로즈가 진행하는 PBS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조연출로 일한 레아 브라보는 로즈가 수차례 자신을 더듬는가 하면 인디애나 출장에선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부른 뒤 나체로 나타났다고 고발했다.
로즈의 보조로 일한 적이 있는 카일 고드프리-라이언은 당시 21세였던 자신에게 전화해 '네가 알몸으로 수영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는 등의 발언을 늘어놓곤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자들의 주장도 대동소이하다. WP는 그가 1990년대 말부터 2011년까지 이들 여성을 성추행했다고 전했다.
성추행 의혹이 폭로되자 로즈는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면서도 "크게 당혹스럽다. 이런 주장이 모두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로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로즈와 일했거나 로즈가 이끄는 방송 제작팀에서 일자리를 구하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는 PBS와 블룸버그 TV에서도 자신의 쇼를 진행하고 있지만, 성추행 사건이 폭로된 후 방송을 중단했다. PBS와 블룸버그가 그를 해고했는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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