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편의점의 잡지 코너에는 선정적인 표지의 잡지들이 진열돼 있는 것이 보통이다. 서서 야한 잡지를 보고 있는 남성들의 뒤에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이 지나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성인 잡지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일본 편의점 업계 내에서 자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유통 업체 이온은 미니스톱 등 산하 편의점 체인 7천개 점포에서 내년부터 성인 잡지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온은 여성, 가족과 함께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의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 다음달부터 지바(千葉)현에서부터 성인 잡지 철거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온은 성인 잡지 뿐 아니라 과격한 성적인 표현이 담긴 성인 만화도 판매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에서 성인 잡지의 판매액은 전체 잡지류 판매액의 5%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판매 마진이 높은 까닭에 편의점 점주들은 성인 잡지 판매를 선호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의 경우 성인 잡지 판매 여부를 점주의 재량에 맡기고 있는데, 전국 1만3천개 점포 중 2천500곳만 성인잡지를 팔지 않고 있다.
이온의 성인잡지 판매 중단 결정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둔 업계의 자정 노력이라는 의미도 있다.
도쿄신문은 일반적인 소형 판매점에서 폭넓게 성인 잡지를 놔두고 판매하는 것은 외국에서는 드문 일이라며 외국인이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림픽을 앞두고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온이 편의점에서 성인잡지 퇴출을 선언하자 다른 편의점 체인들도 비슷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어 성인 잡지 퇴출 움직임의 확산 가능성도 주목된다.
또다른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사회적인 동향을 보고 판매 중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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