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심한 스트레스에 우울감…상태 좋아져 안 죽을 것"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권준우 기자 =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이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려면 한 달가량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22일 2차 브리핑을 통해 "환자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브리핑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현재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라며 "다만 환자는 총격으로 인한 부상, 2차례의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감을 보이고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감염 등 후유증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이후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군인은 13일 오후 4시 53분 미 육군 의무항공대 더스트오프팀을 통해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졌다.
당시 군인은 우측 엉덩이, 좌측 등, 좌측 겨드랑이, 우측 어깨, 우측 무릎 등 5곳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 교수를 포함한 의료진은 환자 도착 30분 만에 1차 응급수술을 한 뒤 15일 2차 수술을 실시했다.
환자는 2차 수술 3일 뒤인 18일 오전 9시께 자가호흡을 시작했다.
현재 발열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총알이 골반을 뚫고 대각선으로 관통하면서 내장이 마치 '꼬치'처럼 뚫린 상태여서 장폐색증(장이 막혀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증상) 해결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의료진은 이르면 이번 주말 환자를 일반병실로 옮기고 이후 상태를 봐가며 군 병원 이송을 고려할 예정이다.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으려면 한 달가량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의료진은 수술과정에서 발견된 기생충(회충, 개회충)에 대해 치료 중이며, 추가 검사에서 발견된 B형 간염에 대해서도 치료할 계획이다.
또 우측 폐 상하엽에서 발견된 비활동성 결핵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어서 추가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교수는 "환자는 (상태가)좋아졌다. 안 죽을 것이다"라면서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군인은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께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에 5군데 총상을 입고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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