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주민 174명 100억원대 소송 제기…"혁신도시 재해대책 부실 탓"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지난해 태풍 '차바'로 침수피해를 본 울산 중구 주민들이 22일 관계 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울산 태화·우정·유곡로 재난대책위원회는 이날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10월 5일 차바의 영향으로 태화시장, 우정시장, 유곡로 주변 상가와 주택이 물에 잠겨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지금까지 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어느 곳도 우리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의뢰로 한국방재학회가 6월 발표한 연구결과는 결론을 정해놓고 원인을 끼워 맞추는 수준에 불과해 LH와 방재학회 유착관계가 의심될 정도였다"며 "대책위 소속 주민과 상인 174명은 울산시, 중구, LH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2008년과 2014년 태화동과 유곡동 일원이 침수했을 때 울산시는 배수로 신설, 관로 증설, 지하 저류조 설치, 빗물펌프장 설치 등 대책을 제시했지만 후속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광범위한 침수와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개인별로 최소 1천만원에서 최대 3억5천만원을 청구했다. 총액은 100억원대에 달한다.
대책위는 중구 의뢰로 침수원인 규명 연구를 수행 중인 대한하천학회는 울산혁신도시 조성이 태화·우정·유곡로 일원 침수피해를 키운 원인이라는 중간 연구결과를 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방재학회는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혁신도시 주변 침수피해 원인 분석 및 울산혁신도시 개발사업과의 상관관계 연구'를 수행해 "침수피해 직접 원인은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기록적인 호우 발생이며,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홍수량 증가는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LH가 함월산 중턱을 깎아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우수저류조(빗물 저장소)를 부실하게 조성하는 등 재해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침수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해 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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