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암 진단을 받았지만 연명치료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건강한 상태에서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한 전직 기업인이 자신의 생전 장례식을 열겠다는 광고를 내 관심을 끌고 있다.
고마쓰 제작소의 전 사장인 안자키 사토루(安崎曉·80)씨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다음달 11일 도쿄 도내의 한 호텔에서 지인들에게 '감사의 모임'을 열겠다는 광고를 냈다.
그는 광고에서 "10월 초 몸이 안좋아 검사를 받았더니 담낭암이 발견됐고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삶의 질을 우선시해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어 "고마츠 제작소에서 일하던 40여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으며, 은퇴 후 여생을 함께 보낸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건강한 상태에서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서 모임을 마련했다. 많은 분과 만나게 된다면 내 최대의 기쁨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회비 같은 (금전적인) 감사의 뜻은 무용하다"며 "평상복이나 캐주얼한 복장으로 와달라"고도 적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안자키씨의 광고가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슈카쓰(終活·임종 준비 활동)'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대기업의 전 경영인이 이런 모임을 여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며, 모임을 주최하는 쪽은 고마츠 제작소가 아니라 안자키씨 개인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임종 준비 모임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슈카쓰'가 확산하고 있다.
슈카쓰는 소지품 등 주변을 정리하고 상속 관련 준비를 하는 등 임종을 준비하는 것이다.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휴대전화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도 슈카쓰에 포함된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스카(橫須賀)시는 지난 2015년부터 고령자가 장례와 납골할 곳을 죽기 전에 미리 장의업자와 계약하도록 돕는 '엔딩 플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여론조사회사 '마크로미르'가 작년 11월 일본의 60~79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3.6%가 슈카쓰에 대해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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