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왓슨, 의료기기 아니다"…건보적용 불가(종합)

입력 2017-11-23 16:50   수정 2017-11-23 16:56

식약처 "왓슨, 의료기기 아니다"…건보적용 불가(종합)

빅데이터·AI 기술적용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마련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환자의 진료기록, 의료영상, 생체정보, 유전정보 등의 의료용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료기기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됐다.

특히 이번 기준으로 미국 IBM의 '왓슨포온콜로지'(이하 왓슨)는 국내에서 의료기기가 아닌 것으로 재확인됐다. 이에 따라 기존처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의료용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적용된 소프트웨어의 의료기기 여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진 데 따라 구분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자 마련됐다.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개인이나 업체가 제품을 개발하는데 예측성을 높이고 관련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식약처는 환자 맞춤으로 질병을 진단·치료·예방하는 의료용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로, 일상생활에서 개인 건강관리에 사용하거나 치료법을 검색하는 제품은 의료기기가 아닌 것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예컨대 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해 폐암 발병 여부나 암의 진행 상태를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부정맥을 진단·예측하는 소프트웨어 등은 의료기기다.

반면 의료기관에서 보험청구 자료를 수집·처리하는 등 행정사무를 지원하거나 일상에서 건강관리를 돕는 등의 소프트웨어는 비의료기기로 관리된다. 약 복용시간을 알려줘 환자의 영양 섭취나 체중 조절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약물 간 상호작용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대표 사례다.

왓슨 역시 환자에 필요한 의학정보를 검색하고 제시하는 소프트웨어로 분류됐다. AI를 기반으로 기존에 나와 있는 표준치료법, 임상문헌 등의 의학정보를 제시해주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도 왓슨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는다.

왓슨이 의료기기가 아닌 것으로 재확인된 데 따라 왓슨에 기반을 둔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껏 비의료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사례는 없다.

왓슨은 암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AI에 기반해 치료법 등을 제안하는 소프트웨어다. 기존에도 의료기기로 분류되진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카톨릭병원, 조선대병원 등 6개 병원이 왓슨을 도입했고 중앙보훈병원도 도입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환자에게는 더욱 정확한 질병 진단·치료 등의 기회가 확대되고, 제품 연구·개발자에게는 제품 개발 및 시판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 등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왓슨 외에도 국내에서 의료용 빅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의료기기로 허가된 사례는 없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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