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인 두비 수석국장 "평창은 제2의 집…강원도 관광은 올림픽 유산"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유지호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크리스토프 두비(48) 올림픽 수석국장과의 인터뷰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30분이었다.
22일 강원도 평창의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IOC 직원은 "또 다른 일정 때문에 두비 국장을 30분만 인터뷰 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두비 수석국장이 워낙 바빠서 인터뷰 장소도 미리 잡지 못하다가 겨우 방 한 개를 찾았다.
조직위 여러 부서를 상대로 각종 회의를 주재하고 IOC 스폰서와 중계방송진을 만나며 언론 인터뷰도 하느라 두비 국장은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하다.
두비 국장은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과 함께 평창조직위의 올림픽 준비 상황을 A부터 Z까지 점검하고 따진 IOC의 쌍두마차다.
2014년 9월 올림픽 실무를 총괄하는 수석국장에 임명된 뒤 평창조직위와의 조정위원회, 프로젝트 리뷰(실무 점검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22일 9차 회의를 끝으로 5년에 걸친 IOC의 프로젝트 리뷰가 끝났지만, 두비 국장은 내년 2월 9일 평창올림픽 개막 전에 또 평창에 와 최종 점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두비 국장에게 평창과 관련해 그간 어떤 내용을 기록했느냐고 묻자 "일기를 쓰진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간 느낀 개인적인 소회를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두비 국장은 "많은 사람이 한국, 일본, 중국, 브라질에 관해 물을 때마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여기는 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 국민의 자부심"이라면서 "그런 나라의 국민은 자국 문화, 역량, 문화적 자부심 등을 보여주길 원하며 한국민은 그런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고 평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한국으로 올 때마다 즐거웠고, 한국행 비행기 표를 예약할 때마다 제2의 집으로 가는 것 같았다"고 친밀감을 표시했다.
두비 국장은 스스로 느낀 이런 한국민의 자부심과 호감을 주변에 알리려 노력했으며 특히 한국에 와서 한국민과 우리 문화를 탐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한국민들이 어떤 걸 제공할지 등을 홍보했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강원도민들이 준비한 것, 산과 바다가 붙은 강원도의 자연 등을 널리 알렸다는 얘기다.
두비 국장은 연합뉴스·연합뉴스 TV와의 인터뷰 내내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평창·정선 세 지역의 근접성과 강원도 산과 바다가 빚어내는 수려한 경관을 극찬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강원도를 여름과 겨울 관광의 자산으로 인식하면 관광산업이 한국과 세계에 큰 올림픽 유산 중 하나가 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했다.
또 엄청난 열정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평창이 세계 지도에 오를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두비 국장은 수석국장 취임 후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른다. 동계올림픽은 처음이다.
그는 "올림픽에선 개인보다 여러 사람이 더 위대하다"면서 "크게 신뢰하는 평창조직위, 여러 기관, 국제연맹, 방송 중계권사,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 IOC 후원사, 각 국가올림픽위원회 등을 잘 조율하는 일이 내 일"이라는 말로 자신의 임무를 소개했다.
IOC가 있는 스위스 로잔 출신의 두비 국장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포츠 행정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금융·부동산 업종에서 일하고 정치경제학을 가르치기도 한 두비 국장은 2007년 IOC 스포츠 국장이 돼 이벤트 경영이라는 특기를 발휘해 입지를 넓혀갔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전략적인 사고와 기획력을 앞세워 동·하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IOC 조정위원회의 가교 구실을 했다.
cany9900@yna.co.kr, je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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