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이 인종주의에 대해 좀 더 용인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라디오 토크쇼 '휴 휴잇'에 출연해 "불행한 일이지만 인종에 대해 나쁜 사고방식을 갖는 쪽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 뒤 "서로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도록 하는 감정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젠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동이라기보다는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정도가 돼 버렸다"고 우려했다.
그는 "샬러츠빌과 다른 곳에서 일어난 비극들에서 확인했듯, 현재 미국은 내가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백인우월주의자와 백인민족주의자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우월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에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 대통령에 기대어 그들의 목표를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 폭력 사태를 놓고 양비론을 펴며 인종 차별 세력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고,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대중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끔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퇴임 후 정치와 거리를 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지원에 나서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상처를 주거나 분열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치유를 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단지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역사의 가장 아픈 부분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정체성은 지리나 인종, '피와 땅'(나치 슬로건) 등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며 "편협함과 백인우월주의는 어떤 형태이든, 미국적 신념에 반하는 신성모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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