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장관 회담 후 성명…쿠바 "북미 대화 필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제재를 비난하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 해법을 촉구했다고 아바나타임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쿠바 외교부가 배포한 성명에 따르면 양국 외교 수장은 이날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만나 "두 나라는 미국 정부가 주도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내용의 제재 부과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 "국제법에 반하는 강압적인 수단을 이행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현한다"면서 "인민의 주권을 존중하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사회주의 우방 국가인 쿠바의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날 리 외무상을 맞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한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지속적인 정치적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또 미국이 9년 만에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교부한 일방적인 증서이자 명령"이라면서 "국제법에 반하는 강압적인 조치들을 적용하기 위한 근거"라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정부 대표단은 지난 20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늘어난 제국주의 군사력의 사용이 한반도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사회주의가 구축된 쿠바와 북한 간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쿠바 정부와 국민에 대한 강한 지지와 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리 외무상의 쿠바 방문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북한과 미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쿠바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양국 간 국교를 정상화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이를 일부 되돌리면서 관계가 다시 냉각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5월 세계직업연맹 위원장 이사회에 참석하려고 쿠바를 방문한 북한의 주영길 직업총동맹 위원장에게 양국 간 연대감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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