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얀마 '인종청소' 제재압박…中 학살자행 군부초청 '어깃장'

입력 2017-11-23 10:12   수정 2017-11-23 10:33

美 미얀마 '인종청소' 제재압박…中 학살자행 군부초청 '어깃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이 로힝야족 사태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미얀마 군부에 대한 표적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얀마를 두둔해온 중국은 유혈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군부를 초청해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과 외신보도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전날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소탕전 과정에서 '인종청소'가 시도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철저한 분석 결과 이번 사태를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로 간주한다"며 "이번 사태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했으며 수십만 명의 난민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수백 명이 죽고 60만 명이 넘는 국경이탈 난민을 초래한 미얀마군의 로힝야 반군 소탕전을 미국이 '인공청소'로 공식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미국법에 따라 사태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며 "수십만 명의 국경이탈 난민을 촉발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겨냥한 표적제재도 이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에 대한 표적제재 실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앞서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최근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관여한 미얀마 군부 인사를 대상으로 한 제재와 비자발급 거부 등을 포함한 제재안을 발의했다.

로힝야족 인권 문제에 관해 주요 진전이 있을 때까지 안보 분야의 모든 지원을 중단하며, 미얀마 군부 및 군부 출신 기업가들이 장악한 옥(玉)과 루비 등 광물 수입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에는 미얀마 군부 소유기업이 관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국제 금융 기구의 자금 지원을 반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또 유럽연합(EU)도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간 유혈충돌을 '극도로 심각한' 사태로 규정하고, 미얀마 군부와의 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그동안 로힝야족 사태에 관해 미얀마의 입장을 지지해온 중국은 정반대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은 서방의 제재 추진 대상인 민 아웅 흘라잉 군최고사령관 등 군부 지도부를 자국으로 불러들여 군사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비롯한 미얀마군 대표단은 22일부터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미얀마군에 따르면 이번 대표단의 방중은 중국 인민해방군 연합참모부 참모장인 리쭤청(李作成) 초청으로 이뤄졌다.

미얀마군 대표단은 방중 기간에 중국 정부와 군 지도자들을 면담하고, 중국군의 훈련시설과 무기공장 등을 둘러보면서 본격적인 군사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자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도 만나 로힝야 유혈사태와 관련, 자국을 지지해준 중국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왕 부장도 미얀마를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양국 우호 관계에 미얀마군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화답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동안 중국은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맹비난에도 미얀마의 입장을 지지해왔다.

중국은 지난 6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미얀마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결의안 채택을 막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얀마의 소수민족 문제가 중국에 전이되는 것을 막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등과 관련해 미얀마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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