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 전문가 "대만 넘어 남중국해 주변국·괌에도 위협적"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 공군기들이 최근 잇따라 대만 인근 해역을 넘어 원거리 비행훈련에 나서면서 중국군이 원양작전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투기와 함께 대형 공중급유기들도 동원되면서 남중국해 주변 영유권 분쟁 상대국들과 미국 괌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만 연합보와 중앙통신 등은 23일 중국 훙(轟)-6 전략폭격기 등 10여 대가 전날 오전 필리핀과 대만 사이의 바스해협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펑스콴(馮世寬) 국방부장(장관)이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질의응답에서 직접 공개한 것으로 중국이 매우 실제적인 공격항로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들 매체는 풀이했다.
훈련 비행에는 쑤(蘇)-30 전투기, 일류신(IL)-78 공중급유기, TU-154 정찰기, 윈(運)-8 수송기 등도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국 공군기는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가 대응 출격한 대만 공군 F-16 전투기의 경고를 받고 ADIZ를 빠져나갔다.
대만 언론은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군기의 대규모 훈련이 단순히 대만에만 위력을 과시한 것이 아니라 원양작전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의 제중(揭仲 연구원은 중국 공군기들의 원양 훈련 비행에 쑤-30 전투기와 IL-78 공중급유기가 함께 투입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IL-78은 훙-6을 개조해 만든 기존의 급유기보다 적재량이 5배에 달하고 급유 속도도 빠르다면서 중국이 IL-78 3대를 도입한 뒤 작전 반경이 더욱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중국 언론에는 IL-78이 쑤-30 전투기에 공중 급유를 하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군용기들이 함께 비행에 나설 경우 미야코(宮古)해협이나 바스해협부터 태평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장거리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대만, 일본은 물론 남중국해 인근 국가와 미국의 괌에도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군기들은 양안 통일을 천명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인 지난 18일과 19일에도 잇따라 대만 인근 상공에 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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