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뭄바이 테러기획자 가택연금 해제…美·인도 반발 예상

입력 2017-11-23 15:21  

파키스탄,뭄바이 테러기획자 가택연금 해제…美·인도 반발 예상

당국 국제제재 우려 연금 연장 요청…법원 "반국가활동 증거 불층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 법원이 2008년 166명이 사망한 인도 뭄바이 테러 기획자로 지목된 테러단체 수장 하피즈 사이드를 가택연금에서 해제하도록 했다.




법원은 사이드의 가택연금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파키스탄 행정부는 테러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요구해 온 미국의 반발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법원은 23일 만료되는 사이드의 가택연금을 연장해달라는 펀자브 주 정부의 신청에 대해 "그의 반국가 활동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사이드는 파키스탄 과격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 공동창설자이자 그 전위조직인 자마트-우드-다와(JuD)를 이끄는 인물로 2008년 11월 26일 벌어진 뭄바이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미국과 인도 정부 등이 지목하고 있다.

당시 테러로 미국인 6명이 숨지자 미국 정부는 사이드에게 1천만 달러(109억 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유엔 역시 자마트-우드-다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뭄바이 테러 직후 사이드를 체포해 수사하다가 몇 개월 뒤 석방했으며 지금까지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파키스탄 내무부는 테러에 대해 강경 대응을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20일 취임하자 열흘 뒤 자마트-우드-다와를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고 테러방지법을 적용해 테러 예방 조치로 사이드를 가택연금했다.

펀자브 주 내무부와 재무부 등은 사이드가 석방되면 국제 제재가 있을 수 있다며 그의 연금 해제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 내에서는 사이드를 다른 혐의로 체포하거나 다시 가택연금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파키스탄을 '테러범 은신처'라고 규정하면서 "테러범들을 숨겨주면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당시 파키스탄이 극단주의자들에게 계속 도피처를 제공할 경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외 동맹국 지위를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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