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VVIP 병실'을 시험장으로 바꾸고 보안요원 배치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직전 수술대에 올랐던 간호사 지망 수험생이 병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23일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서울 목동고 3학년 남윤영(18) 양은 수능 전날인 22일 오전 고열과 급성 복통으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남 양은 급성 맹장염 진단을 받아 같은 날 오후 이 병원에서 허연주 외과 교수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고열로 퇴원이 어려워 수능 고사장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이에 병원 측은 이날 남 양의 시험을 돕고자 외국인 환자가 입원하는 'VVIP 병실'을 시험장으로 꾸미고 파견 나온 경찰관에 자체 보안요원까지 배치했다.
남 양은 다른 수험생들과 같은 시간에 맞춰 VVIP 병실로 입실, 교육청에서 나온 시험 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시험지를 풀기 시작했다. 집도의 허 교수와 의료진은 매 교시가 끝날 때 남 양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허 교수는 "남 양은 내원 당시 고열을 동반한 심한 통증이 있어 수능을 앞두고도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수술 후에도 고열이 이어진 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남 양의 아버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딸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도와준 병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오늘의 경험이 간호학과를 지망한 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봉석 의료원장은 "힘든 수술 후 금식까지 하면서 큰 시험을 치른 남 양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남 양이 앞으로 훌륭한 간호사가 될 수 있도록 앞날을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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