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 그리스에 "섬지역 난민, 본토로 이송하라"

입력 2017-11-23 19:25  

국제구호단체, 그리스에 "섬지역 난민, 본토로 이송하라"

레스보스 섬 등 난민촌, 초과 수용 탓에 난민 생활환경 급속 악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저명한 국제 구호·인권 단체 20곳이 그리스 섬들에 수용돼 있는 난민들이 열악한 생활 환경 때문에 곧 닥칠 겨울철에 목숨을 잃을 염려가 있다며 그리스 정부에 난민들을 본토로 시급히 이송하라고 촉구했다.

국제구호위원회(IRC), 국제앰네스티(AI), 휴먼라이츠워치(HRW) 등은 22일 공동 성명을 내고 "겨울로 접어들며 날씨가 나빠지고 있지만 그리스 섬 지역 난민촌에서는 수 천 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여름 텐트에서 살며 맨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리스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레스보스, 사모스, 키오스 등 에게 해에 있는 섬 지역 난민촌이 정원의 2∼3배에 달하는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본토로 난민을 대량 이주시킴으로써 섬 지역 난민촌의 거주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부 여성들의 경우 생면부지의 남성들과 같은 텐트를 사용하는 처지에 내몰림으로써 사생활과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IRC 그리스 지부의 야나 프레이 지부장은 "우리는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며 "난민들을 본토로 옮겨가도록 하지 않는다면 이번 겨울에 또 다시 인명 피해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스보스 섬에서는 작년 겨울 난민 캠프에서 조리용 가스통이 폭발하며 66세의 이라크 할머니와 6살 난 손자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리스 정부는 난민의 본토 이송을 허용하면 난민 밀입국업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줘 그리스에 또 다시 대규모 난민이 밀려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인권 단체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난민들을 그들이 처음 도착한 섬 지역을 떠나지 못하도록 해왔다.

터키 등을 떠나 배편으로 그리스에 도착하는 난민 수는 작년 3월 유럽연합(EU)과 터키의 난민 송환 협정으로 서유럽으로 향하는 '발칸 루트'가 막힌 이래 급감한 바 있다. 2015년 그리스를 통해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 수는 약 100만 명에 달했으나, 올 들어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은 약 3만명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대신에 섬 지역에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계획은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공무원을 포함한 레스보스 섬 주민들은 지난 20일 "레스보스 섬이 난민들의 '감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수용 한계를 넘어선 난민들의 본토 이송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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