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수능반영비율 제각각…수능최저 여부 애매하면 수시 시험봐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여유를 즐길 겨를도 없이 곧바로 '선택의 시간'이 닥쳤다. 대학별 수시모집 전형이 쉴 틈도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만 가지고 대학별 전형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미 수험생들이 많이 모이는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가채점 결과를 놓고 지망대학 수시 전형에 갈지, 말지를 정해 달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성적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어쩔 방도가 없다. 정보를 최대한 모으고 조합해 원하는 학교·학과로 진학할 길을 찾아야 한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올해 수능 난이도만 보면 인문계열에서는 국어·수학, 자연계열에서는 수학·과탐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로 대학별 수능영역 반영비율이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지원전략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되는 등 올해 대학입시에 변화가 많아 지원 전략을 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미리 포기하기보다 본인에게 적합한 대학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시전문가인 우 연구원은 입시업체들이 제공하는 '지원참고표'(배치표)는 정말 참고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치표는 대학별 전형요소 반영비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다"면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이것만 가지고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에 대응해 대부분 대학이 정시모집 수능 반영비율을 조정하면서 그 격차도 커졌다.
가령 가군에서 수능 90%를 반영해 정시모집을 하는 서강대는 수능점수 가운데 국어 34.4%, 수학 46.9%, 탐구 18.8%를 반영하지만, 같은 군에서 수능 100%로 학생을 모집하는 이화여대는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을 25%씩 반영한다.
우 소장은 "영역별 원점수를 더한 단순합산 점수로 합격 가능한 대학 '범위'를 설정한 다음 대학별 환산점수에 따른 점수를 계산해 실제 지원한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가채점 이후 수험생이 처할 수 있는 상황은 정시로 진학할 수 있는 대학 수준이 수시에 지원한 대학보다 높은 경우, 비슷한 경우, 낮은 경우 등 3가지"라면서 "각각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이나 수시 지원 대학이나 비슷하면 수시 전형 일정 등을 꼼꼼히 챙기면 된다"면서 "수시 전형을 포기할 생각이라면 정시 합격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시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쉽게 판단해 수시 전형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가급적 수시 전형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면서 "대입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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