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맥주의 쓴맛을 내는 성분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맥주업체 기린홀딩스의 건강기술연구소, 도쿄대, 가쿠슈인(學習院)대 등이 참여한 일본 연구팀은 이날 가나자와(金澤)시에서 열리는 일본 치매학회 학술회의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맥주의 주요 성분인 '이소알파산'을 치매에 걸린 쥐에 1주일 동안 매일 체중 1㎏당 1㎎ 투여한 뒤 기억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다양한 도형의 모양을 인지할 때까지의 반응 시간을 측정한 결과 이소알파산을 투여한 쥐에게서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9.5배 가량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소알파산을 투여한 쥐에서는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단백질 '베타 아미로이드'를 없애는 세포가 활성화된 것도 확인됐다. 그 결과 베타 아미로이드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소알파산의 효과를 본 쥐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촬영했더니 치매에 걸리면 과잉 활동을 하는 해마(海馬·뇌의 기억 중추)가 거의 정상인 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소알파산은 맥주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호프에 포함돼 맥주 특유의 쓴 맛을 낸다.
도쿄대 나카지마 히로유키(中山裕之) 도쿄대(수의병리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꼭 인간에게도 들어 맞는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약 복용이 아닌 식품 섭취로 치매가 개선될 수 있다는 커다란 가능성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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