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엔 2030 타깃·수목엔 장르극·주말엔 유명작가 대작 배치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올해 tvN은 평일 드라마 시간대를 앞당기고 금토극을 주말극으로 변경하는 등 편성에 다양한 변화를 줬다.
tvN 프로그램 편성을 총괄하는 김제현(44) CJ E&M 방송콘텐츠운영국장과 25일 전화인터뷰로 개편 후 성과에 대한 내부 분석과 내년 전략을 들어봤다.
◇ 평일극 시간 이동…"시청자 선점 전략 유효"
tvN은 지난 9월 월∼목요일 드라마 시작 시각을 오후 11시에서 9시 30분으로 당겼다. 새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이보다 더 이른 9시 10분에 시작한다.
김 국장은 "지상파보다 먼저 시작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둔다면 '4파전'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퇴근 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늘어난 가운데,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봐야 하는 드라마 특성상 전처럼 11시에 시작해 자정 넘어 끝나는 편성은 많은 시청자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tvN은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효과를 점점 내고 있다는 내부 분석도 내놨다.
김 국장은 "이제 갓 두 번째 수목극이 시작했고, 월화극은 아직 첫 작품이 방송 중인지라 성과를 단정하기엔 시기상조이지만 현재까지 시청률 추이는 좋다. 전략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tvN에 따르면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은 첫 회 2%대에서 시작해 최근 4%를 넘겼다. 최근 종영한 수목극 '부암동 복수자들'도 2%대로 출발해 최종회는 6.3%를 기록했으며, 후속작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방송 2회 만에 5%를 돌파했다.
김 국장은 "'2049(20~49세)층'을 위주로 시청자가 평일극 '4파전'이라는 넓어진 선택권 안에서 이동하는 추이를 확인했다. 동기간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은 하락 추세"라고 해석했다.
◇ 금토극 폐지 후 주말극 신설…"아직은 지상파 장벽 높아"
tvN은 또 금토극을 없앤 뒤 금요일에는 예능에 집중하고 주말극을 신설했다. 그러나 케이블 시청률의 역사를 쓴 '응답하라' 시리즈와 '도깨비'가 모두 금토극이었기에 이러한 개편에 내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김 국장은 "tvN 금토극에 대한 시청자 선호가 컸다"면서도 "주말에는 2049층을 아우르면서도 전 세대가 공감할 작품이 필요했기에 시청량이 많은 시간대로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요일 변경 후 '비밀의 숲', '명불허전' 등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블록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며 "하지만 역시 주말극에서 지상파 장벽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tvN은 주말극 '변혁의 사랑' 후속으로 노희경 작가의 리메이크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배치하며 시청층 확대를 노린다.
김 국장은 "노 작가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한동안 가족 간 사랑, 어머니 같은 화두가 드라마에서 뜸하지 않았나 해서 4부작 특집으로 편성했다"며 "2049층은 물론 그들의 부모님까지 시청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 2018년 전략은…"요일별 차별화, 주말에 대작 연이어 준비"
tvN은 내년에는 요일별로 콘텐츠를 차별화해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겠다고 밝혔다.
월·화요일에는 20·30대가 주로 좋아할 만한 소재를, 수·목요일에는 장르극을, 주말에는 유명작가의 대작을 연이어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극의 경우 연말부터 '최고의 사랑'(2011), '주군의 태양'(2013) 등을 히트시킨 홍자매의 '화유기',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괜찮아, 사랑이야'의 노희경 작가가 쓰는 '라이브', '도깨비'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 그리고 '나인' 등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신작 등이 대기 중이다.
김 국장은 "월화극에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을 비롯해 '크로스', '막돼먹은 영애씨' 제작진이 만들 예능형 드라마 등이 준비돼있다"며 "수목극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일본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마더', 박해영 작가와 김원석 감독의 만남으로 이슈가 된 '나의 아저씨' 등 장르극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tvN은 아울러 2049층 잡기에 집중하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2049층은 콘텐츠 소비계의 오피니언 리더"라며 "또 다양한 매체에서 트렌드 파급력을 지니기 때문에 지상파보다 후발주자인 우리로서는 가장 중요한 타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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