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전주대와 왕중왕전 결승서 헤딩 결승골 폭발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조)영욱이가 크로스를 올려줘 느낌이 와서 헤딩슛했는데, 상대 수비수의 무릎을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따라줬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흔들렸는데, 역전골을 넣으며 우승이 도움돼서 너무 기쁘다."
대학축구 명문 고려대의 미드필더 신재원(19)은 24일 전주대운동장에서 열린 전주대와의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3-2 승리와 함께 소속팀의 우승을 확정하는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소감을 전했다.
신재원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아들로 더 유명하다.
신태용 감독이 성인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전인 지난해 11월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상비군 후보에서 아들 신재원의 이름을 지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의 아들'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신재원이 자신의 이름값으로 소속팀 고려대의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올해 학성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한 신재원은 키 185㎝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정교한 크로스 능력, 넓은 시야를 이용한 위치 선점 능력이 이날 전주대와의 U리그 왕중왕전에서 빛을 발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신재원은 경기 초반에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슬로 스타터답게 전반 중반부터 오른쪽 측면을 오가며 서서히 공격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더니 0-1로 뒤진 전반 29분에는 자책골까지 유도하는 크로스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신재원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쇄도하는 조영욱을 보고 크로스를 띄워줬고, 이 공을 상대 수비수 최두호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자책골이 되고 만 것.
신재원은 "크로스를 올리고 나서 영욱이가 골을 넣은 거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서야 수비수 머리를 맞고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누군가는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문전을 향해 공을 올렸는데 행운의 골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43분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조영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후 크로스를 올려주자 상대 수비수들과 공중볼 경합 끝에 헤딩슛을 꽂아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 골은 3-2 승리를 확정하는 역전 결승골이 됐고, 고려대는 2008년 U리그 도입 후 처음으로 왕중왕전을 2년 연속 우승한 첫 번째 팀이 됐다.
야구의 이종범-이정후, 축구의 차범근-차두리에 이어 아버지 신태용 감독과 함께 잘나가는 '스포츠 부자(父子)'로 이름을 알린 신재원.
그는 "우리 학교가 U리그 왕중왕전에서 어느 팀도 못했던 2연패 위업을 달성해 자랑스럽다"면서 "내년에는 준비를 잘해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꼭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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