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즘 신도·기독교 겨냥해 "이단" 반복 위협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24일(현지시간) 최소 235명의 사망자를 낸 모스크 폭탄, 총격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 유력하다.
이번에 공격을 받은 사원은 수피파 신도가 주로 이용하는 모스크로 이집트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신과 합일하는 체험을 추구하는 수피즘은 IS와 극단주의 수니파로부터 이단으로서 배척을 받아 왔다.
시나이반도의 한 부족장은 이날 "그 공격을 받은 모스크는 수피파의 모임 장소로 알려져 있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IS는 그간 이슬람 수니파 신비주의 소수 종파인 '수피파'와 이집트 자생적 기독교 종파인 '콥트교'를 겨냥해 반복해서 위협을 가하거나 실제 테러 공격을 감행한 적이 있다.
예멘과 파키스탄에서도 수피파 모스크가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
IS는 과거에도 "이슬람이 금기하는 마법을 실행한다"며 수피파 지도자를 납치하거나 참수한 전력도 있다.
IS의 선전지에 따르면 시나이반도의 '도덕 경찰'이 그들의 "우선순위는 수피즘을 포함한 다신교 현상과 싸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나이반도는 IS 이집트지부의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IS 이집트지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의 전신으로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된 후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2014년 IS에 충성을 맹세했으며 이 단체의 지속적인 테러 활동으로 지금까지 이집트 군인과 경찰, 민간인 등 수백 명이 사망했다.
IS는 이집트 콥트 기독교를 겨냥해서도 대형 테러를 자주 저질렀다.
지난 4월9일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와 나일델타 탄타에 있는 콥트교회를 겨냥한 연쇄 폭탄 공격으로 최소 45명이 숨지고 118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에도 카이로의 한 콥트교회에서 폭탄이 터져 적어도 25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다쳤다.
IS는 두 공격 모두 배후를 자처했다.
콥트교는 기독교 동방정교회의 일파로, 이집트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집트 콥트교도는 IS뿐만 아니라 각종 극단주의조직으로부터 자주 위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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