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5조원 사업 추진하는 포스코…시장개척에 총력

입력 2017-11-26 09:00  

미얀마서 5조원 사업 추진하는 포스코…시장개척에 총력

가스전·호텔·철강·발전 등 8개 사업 진행…글로벌 기업 중 최대



(양곤<미얀마>=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난 9월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현지에서 가장 높은 현대식 빌딩이 들어섰다.

126.8m 높이의 롯데호텔양곤이다.

양곤에서는 유서 깊은 불교 유적 쉐다곤 파고다보다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쉐다곤 파고다보다 불과 30㎝ 낮게 지어진 롯데호텔양곤은 사실상 현지 최고(最高) 건물로 문을 열자마자 화제가 됐다.

롯데호텔양곤은 2012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호텔 부지 토지 사용권을 확보한 포스코대우가 입찰, 개발, 운영 등 전 과정을 총괄했다.

앞서 포스코대우는 1985년 미얀마 철도부에 철도차량 100량을 공급하면서 현지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업체가 발굴한 최대 규모 해외 가스전인 미얀마가스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의 총 매장량은 4조Tcf(입방피트, 약 9천40만t으로 원유로 환산하면 약 7억배럴)로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 치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2014년부터 연 412만t씩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연간 5천29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포스코[005490]는 아연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철강 공장 두 곳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을 수주해 연말 착공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각 계열사가 미얀마에서 추진하는 사업만 8개다. 고용 인원만 총 1천300여명이다.

포스코대우가 미얀마에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규모는 49억달러(약 5조3천억원)다. 실제 지분 투자 규모만 30억달러에 달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따라올 곳이 없고 미얀마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많은 규모다.

포스코그룹이 미얀마에서 광폭 시장개척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간 군부 독재와 미국의 경제제재에 묶여 '동남아 최후의 미개척지'에 머물렀던 미얀마가 앞으로 신흥 유망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960년대 쌀 수출 등에 힘입어 아시아의 부국으로 자리매김했던 미얀마는 반세기 동안 성장이 정체됐다가 지난해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역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호텔양곤은 포스코그룹이 미얀마의 미래에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호텔은 양곤시 인야 호수에 인접한 5성급이다. 연면적 10만4천123㎡에 15층 규모 고급호텔 1동(총 343실)과 29층 규모 장기숙박호텔 1동(총 315실)으로 구성됐다.

컨벤션센터, 레스토랑, 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총 3억1천만달러(약 3천400억원)가 투자됐으며 70년간 운영한 후 미얀마 정부에 운영권을 기부채납하게 된다.




롯데호텔양곤은 건설 과정에서도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얀마는 2006년 수도를 양곤에서 네피도로 옮기면서 정부 소유의 양곤 유휴 부지를 입찰에 부쳤다. 수십 개의 주요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됐다.

미얀마 정부는 공사 진행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기(工期)를 못 박았다. 투자 승인 후 42개월 이내에 준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운영권을 몰수하겠다고 한 것이다.

설계에만 2~3년이 걸리는 호텔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한 주문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대우는 건설 과정을 여러 단계로 끊은 뒤 일부 설계가 완료되면 곧바로 공정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기간 내에 건물을 완벽하게 지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정부 입찰 프로젝트 가운데 유일했다.

포스코대우는 아울러 미얀마 쌀 수출 사업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5만t을 중국에 수출하는데 5~6년 이내에 60만t을 취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70MW 규모 쉐타옹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원유준 포스코그룹 미얀마 대표법인장은 "미얀마는 농업 중심 경제 구조를 제조업 수출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얀마에 진출한 지 30년이 넘은 포스코그룹은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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