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이슬람교도들을 겨냥한 최악의 테러참사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중앙정부와 거리를 둬왔던 현지 유목민인 베두인족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퇴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각) 시나이 반도의 베두인족장들이 이례적으로 부족들에 이집트군의 테러소탕작전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원주민 단체인 '시나이 부족연합'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부족의 남성과 젊은이들에게 테러를 종식시키기 위한 이집트군의 공동작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시나이 부족연합은 페이스북에서 약 22만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WSJ은 시나이 반도의 베두인족이 지난 수년간 이집트군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왔음에 비춰 이집트군과의 작전 공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번 테러 참사를 계기로 그동안 세력을 확대해온 역내 극단주의 그룹 퇴치를 위한 부족들의 절박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베두인을 비롯한 시나이 원주민들이 정부군의 소탕전에 협력하고 나설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이번 협력 촉구 성명이 시나이 원주민들에게 얼마만큼 반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이다.
시나이 반도 사막지대에는 약 60만 명의 베두인족들이 살고 있으나 교육과 인프라 등 이집트 중앙정부 시책으로부터 차별을 받아왔다고 불만을 나타내왔다. 또 현지 테러조직 '시나이 프로빈스'는 중앙정부에 불만을 가진 베두인족 젊은이들을 전사로 모집해 이집트군과 갈등 요인이 돼왔다.
이집트군은 그동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베두인족을 무장시킬 경우 장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무가공급을 꺼려왔다.
24일 발생한 이슬람 사원 테러 희생자 대부분은 시나이 반도 북부에 거주하는 사와르카 부족원들로 사와르카 부족은 앞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한 정부군 작전에 협력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시나이 반도의 극단주의 무장그룹으로 IS를 추종하고 있는 '시나이 프로빈스'(윌라야트 시나이) 는 베두인족 출신 전사 약 1천 명으로 구성돼 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