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론 차이 나는 게 당연
日 연구팀, 광격자시계로 검증 실험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수백 미터 고층빌딩 꼭대기에서는 지상보다 시간이 빨리 갈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당연히 그렇다.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 흐름의 빠르기는 중력의 세기에 따라 달라진다. 이론상 지구의 중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중력이 약해져 시간이 빨리 간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이런 시간 흐름의 빠르기 차이는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차이가 워낙 작아 실제로 그 차이를 계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본 도쿄(東京)대학 연구팀이 이 차이 계측에 나서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가토리 히데토시(香取秀俊) 도쿄대학 교수팀은 450m 높이인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와 1층에 각각 광격자시계를 설치해 2곳의 시간 흐름의 차이를 측정하기로 했다.
측정에 이용할 광격자시계는 높이가 1㎝ 차이 나는 곳의 시간 흐름 차이도 검출해 낼 수 있는 고정밀 시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도 지난 2014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이터븀(Yb)" 원자로 만든 광격자시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광격자시계를 소형화해 연구실 밖 일상생활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 측정을 시도하기는 도쿄대학이 처음이다.
가토리 교수팀은 이달에 도쿄스카이트리 운영사인 도부(東武)타워스카이트리 측과 실험실시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물리학계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왜곡돼 우주에 전달되는 "중력파"를 검출해낸 과학자가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장자로 선정되는 등 고도의 실험·관측기술 확립을 통해 시간이 어디에서나 똑같이 흐른다는 일반의 상식을 뒤엎는 연구성과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도쿄대학 연구팀도 연구실이 있는 도쿄 도심과 사이타마(埼玉)현 와코(和光)시의 경우 해발고도의 차이로 3일에 100억분의 4초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가토리 교수는 "시간의 흐름이 장소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이제 일반인들도 당연시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가토리 교수팀이 개발한 광격자시계는 우주가 탄생한 138억 년 전부터 계속 가동했다고 해도 현재까지의 오차가 1초 이하에 그칠 정도로 정확한 초고정밀 시계다. 현재 1초의 정의는 세슘 원자시계로 측정한 시간이 이용되고 있다.
세슘원자시계는 3천만 년이 지날 때마다 1초의 오차가 생긴다. 이 시계는 진공용기속에 있는 세슘 133 원자의 진동횟수로 시간을 측정하지만, 세슘 원자의 열운동과 원자끼리 부딪쳐 흔들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광격자시계는 진공용기에 가로, 세로로 레이저 광선을 보내 절대온도 가깝게 냉각시킨 스트론튬(Sr)원자를 이 빛으로 만든 격자 속에 집어넣어 원자끼리 부딪치거나 열운동을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정밀도를 원자시계의 약 1천 배로 높였다. 이 시계를 이용하면 인간의 일상생활 공간에서도 시간 흐름의 차이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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