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마르코스-정치적 앙숙, 후손들의 러브스토리로 '화해'

입력 2017-11-27 10:24  

독재자 마르코스-정치적 앙숙, 후손들의 러브스토리로 '화해'

필리핀 대표 정치인들 손자·손녀 결혼…사후에 라이벌관계 청산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오랜 정치적 앙숙도 후손들의 사랑을 막지 못했다.'

필리핀에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독재 항거 정치인의 손자·손녀가 결혼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손자인 마이클 페르디난드 마노톡(마이크)과 라울 망글라푸스 전 필리핀 외무장관의 손녀인 카리나 아멜리아 망글라푸스(카라)가 지난 22일 필리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마카티 시에서 양가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25일에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 노르테주의 한 성당에서 추수감사절 미사를 겸한 이들의 혼인 축하 행사가 열렸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장녀이자 마이크의 어머니인 이미 일로코스 노르테주 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은 실로 두 가문의 과거 불화에조차 눈을 멀게 한다"며 "두 사람의 결혼은 시간이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사랑이 승리를 거뒀다"며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망글라푸스 전 장관의 정치적 라이벌 관계가 사후에 손자·손녀의 결혼으로 종식됐다고 보도했다.

두 정치인의 악연은 1965년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으면서 시작됐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한 뒤 장기 집권을 위해 1972년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는 1986년 '피플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상원의원을 지낸 망글라푸스 전 장관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하자 미국으로 망명해 필리핀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 그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축출되자 귀국해 코라손 아키노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맡았으며 1999년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이들의 후손인 변호사 마이크와 음악가 카라는 2014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인 이레네의 아들 결혼식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다. 카라는 당시 신부 하객으로 참석했다.

지난해 마이크와 카라 사이에서 딸 아이가 태어나면서 양가가 더욱 가까워지고 정치적 화해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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