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2+2+2' 협상틀 오늘부터 가동…쟁점마다 대립, 험로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배영경 기자 = 종반전으로 치닫는 여야 '예산 전쟁'이 27일 쟁점 예산을 둘러싼 대립으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여야 3당은 이날부터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예산 협의틀'을 가동하지만,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 쟁점 사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강하게 충돌하는 예산으로는 공무원 증원,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기초연금,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누리과정 등 6개 사업이 꼽힌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5천억 원가량이 편성된 공무원 증원 예산이다.
민주당은 소방, 경찰 등 현장 서비스 공무원의 충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당 원내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무원 충원은 현장 인력의 소요가 있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협상에서 충원의 실효성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연금 등 추계자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을뿐더러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예산인만큼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국민의 부담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퍼주기를 해야 한다"며 "국민 입장에서 세금이 늘어나거나 결국은 5년 뒤에 재앙이 찾아올 것에 대해선 미리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증원은 지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때도 여야가 충돌한 사업이다.
당시 여야가 애초 정부가 제시한 4천500명에서 절반가량 줄인 절충안으로 공무원 증원 문제를 해결한 만큼 이번에도 숫자 조정의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2조9천억 원)도 여야의 대립지점이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는 영세 자영업자 등을 위해 필수적인 예산이며 한시적으로 편성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야당은 이에 정부가 기업의 임금 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도와준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한다.
국민의당은 특히 상여금이나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하고 근로장려세제(EITC)를 활성화하는 대안도 내놨다.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인 황주홍 의원은 통화에서 "인상률 16.4%가 합리적이었다면 무엇 때문에 국가 예산으로 3조 원을 지원하겠는가"라며 "근로장려세제를 한다든지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동수당, 기초연금 인상, 문재인 케어 등은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 기조를 잘 반영한 예산인만큼 여당 입장에선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항목으로 분류된다.
야당은 이들 사업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삭감을 벼르고 있다.
누리과정 지원은 한국당이 쟁점화한 예산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누리과정 사업은 국고에서 50%만 지원하고 지방교육 재정에서도 부담하자고 한국당에서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6대 쟁점 예산이 지도부 차원의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오를지는 미지수다.
본회의 통과 법정시한(12월 2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더 효율적인 논의를 위해 쟁점을 더 추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6대 쟁점이라고 따로 정리된 것은 없고 우리는 더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쟁점이 많아질수록 회의가 길어질 수 있다. 오후 회동에서 구체적인 의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예산 속도전을 위해 이날부터 예결위 조정 소소위와 지도부 협상을 동시에 가동하기로 했지만, 쟁점 예산을 두고 여야 입장 차이가 커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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