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 개소 3주년…"어른의 많은 관심 필요"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요즘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꿈꾸는 중·고등학생이 나타날 정도로 불법도박이 청소년들에게 깊숙이 파고 들었습니다."
27일 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 개소 3년을 맞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승희 예방홍보팀장은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팀장은 "불법도박으로 쉽게 돈을 따거나 잃은 경험을 한 아이들이 과연 정당한 일을 통해 돈을 벌려고 할지 의문"이라면서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미래가 심각하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우려대로 대전지역 청소년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8%로 전국 평균 5.1%보다 높다. 충남은 청소년 도박중독 유병률이 8.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청소년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불법 스포츠토토나 사다리 게임, 달팽이 게임 등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중독성이 더 강한 '소셜 그래프'나 승부차기 게임 방식을 차용한 '골, 노골' 게임이 새롭게 출시돼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카지노와 그래프 게임, 스포츠 배팅, 사다리형 게임, 포커 등 온갖 도박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통합 도박 사이트까지 등장해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청소년 도박은 베팅 액수에서도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실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이용한 청소년의 13.6%는 1천만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많게는 6천만원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 사이에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사채까지 등장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센터 관계자는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 쉽게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걸 알게 된 청소년들은 실제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거나 '도박사이트 운영자'를 꿈꾸기도 한다.
이 팀장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등을 통해 도박이 청소년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온 만큼 청소년 도박중독 문제에 대해 어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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