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 협정 2주년 정상회의서 목소리 내겠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밝힌 데 대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래는 못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 총장은 27일 오후 서울 행당동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명사초청 특강에서 '유엔과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발표한 직후 한 학생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반 총장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관련해 주요 2개국(G2) 또는 주요 7개국(G7)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이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정치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고 경제적으로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말은 했지만 인정하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이나 시리아를 포함해 197개국도 하는 것을 세계 '넘버1' 국가가 그만둔다면 국제 사회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정 2주년이 되는 다음 달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초대받았다"며 "거기서 내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이달 초 밝힌 바 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 젊은이들이 열정(passion)과 공감(compassion)을 바탕으로 세계시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하철을 타 보면 한국 젊은이들이 스마트폰만 보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실망스럽다.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찾는 것은 열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공감에는 도움이 안 된다"며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못한 사회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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