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설문 담당 中신동 리수레이 또다시 승진

입력 2017-11-28 10:15  

시진핑 연설문 담당 中신동 리수레이 또다시 승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문담(文膽·연설문 담당 비서)으로 알려진 리수레이(李書磊·53)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부서기가 기율위 교육기관장까지 겸하게 됐다.

리 부서기는 최근 선임 양샤오두(楊曉渡) 기율위 부서기가 겸직하고 있던 기검감찰학원 원장직을 넘겨받았다고 중국기검감찰보가 28일 전했다. 기검감찰학원은 감찰부 직속으로 2011년 설립된 기율위 및 감찰부 관련 간부 교육훈련 기관이다.

신문은 지난 20∼22일 기율위 각급 기관의 책임자와 지도부 100여명이 19차 당대회 정신을 학습하기 위해 중앙기검감찰학원에서 연수를 받았다며 리 부서기가 기검감찰학원장 자격으로 수료식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그간 기검감찰학원 원장 직은 현직 정치국원으로 감찰부 부장인 양샤오두 기율위 수석부서기가 겸임하고 있던 자리였다.

기율위는 자오러지(趙樂際) 서기를 위시해 부서기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리 부서기는 부서기단중 서열 5위에 불과하다. 시 주석의 핵심 브레인인 리 부서기를 차세대 후보군으로 끌어올리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리수레이는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 겸 중앙당교 교장을 맡고 있을 때인 2008년 12월 당교 위원에서 부교장으로 발탁된 이후 시 주석의 연설문 작성을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고전과 현대 문학, 역사에 통달한 천재로 문화대혁명 종료와 함께 중국의 대입 시험이 부활한 1978년 당시 14세의 나이로 베이징대에 입학해 일찌기 '신동'으로 소문났던 인물이다.

학부는 도서관학과를 나왔으나 24세에 중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6년부터 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중국 고전과 역사,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며 지명도 높은 문학 평론들을 발표했다.

당시 문학 애호가였던 시 주석은 리수레이에게 자신의 연설문과 강연록을 맡기며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인 뒤 차세대 지도자를 향한 출사 길을 안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월 시 주석이 서기를 지낸 적 있던 푸젠(福建)성 선전부장으로 이동했다가 지난해 1월 베이징시 기율위 서기로 옮긴 뒤 다시 기율위 부서기로 전진 배치돼 해외도피 사범 송환업무를 지휘했다.

3년여 기간에 4차례나 직위를 바꿔가며 새 직책을 겸직하게 되는 것도 중국 정가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시 주석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부서기 역시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시 서기로 재직할 당시 상하이시 통전부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시 주석은 상하이 지역 '홍색자본가' 집안 출신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청년 생활을 거쳐 중의학을 배운 뒤 10년간 시짱(西藏·티베트) 오지에서 의술을 시술했던 경력의 양 부서기의 청렴성과 기개, 지도력을 높이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기율검사 계통으로 옮겨 일하다가 왕치산 서기의 바로 아래 부서기로 임명된 뒤 기율위 출신으로선 드물게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올랐고 '시진핑 사상'을 홍보하는 중앙선강단(宣講團) 대표로도 활동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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