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인도에서 산림보호구역에 들어선 불법 주거지를 철거하는 데 코끼리를 동원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 있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대나무와 양철로 만든 오두막 형태의 불법 주거지 1천채가량을 철거하는 작업에 굴착기와 함께 코끼리가 동원됐다.
이는 오는 30일(현지시간)까지 불법 주거지를 철거하라는 현지 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야생 코끼리 서식지에 불법 주거 시설이 들어서는 바람에 코끼리들이 먹이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고, 이 때문에 민가로 들어간 코끼리가 사람을 죽이거나 농작물을 망치는 사건이 종종 발생했다.
철거작업에 코끼리를 동원하는 이유는 굴착기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 저항이 거세다.
철거작업을 지원하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해 경찰이 최루가스를 살포했고 5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9월에도 인도 아삼 지방에 있는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코끼리를 동원한 철거작업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 주민과 경찰이 충돌, 2명이 숨지고 경찰관을 포함해 17명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산림보호구역인지 모르고 땅을 사서 집을 지었다"면서 "집을 철거하기 전에 대체 거주지를 마련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환경 운동가는 "철거작업에 코끼리를 동원하는 것은 코끼리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상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2014년 인도 산림부 조사에 따르면 자국 야생동물 보호구역 24곳에 약 6천명이 불법 주거시설을 지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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