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예산국 "재정적자 심화에 빈곤층 타격 예상보다도 커"
공화당, 30일 상원 표결 추진…민주 반대 속 與 이탈표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세제개편안이 주내 상원 표결을 앞둔 가운데, 개편안이 재정적자를 심화하고 빈곤층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빈곤층은 살기 더 어려워지고, 연 소득 10만 달러(약 1억9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감세 등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향후 10년간 국가부채 1조4천억 달러(약 1천524조 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까지 연 소득 3만 달러 이하의 미국인들도 실소득이 줄어들며 2021년까지 4만 달러 이하 소득자가, 2027년까지는 7만5천 달러 이하 소득자가 각각 이번 세제개편에 따라 손해를 보는 계층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10만∼50만 달러를 버는 고소득자들은 최대 수혜자가 된다.
빈곤층이 타격을 입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로부터 건강보험을 지원받을 기회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상원의 세제개편안은 오바마케어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국민 의료보험 의무가입'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결과 2019년까지 미국인 400만 명이, 2027년까지 1천300만 명이 건강보험 가입 기회를 잃게 될 것으로 CBO는 추정했다.
의회 내 또 다른 정책연구 단체인 합동조세위원회(JCT) 역시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JCT는 공화당의 세금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10년간 국가부채가 1조4천억 달러 증가, 총 20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10년간 연 소득 1만∼7만5천 달러인 가구의 세금은 오르는 반면, 그 이상 부유층의 세금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은 오는 30일에는 이 세제개편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세제개편안의 조속한 논의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의회를 찾아 재차 법안 처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미 개편안을 부자와 기업을 위한 '선물 보따리'라 부르며 반대한 민주당은 상원 표결에서도 당론으로 반대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공화당 안에서 얼마나 이탈표가 나오느냐다. 상원 예산위원회 소속인 론 존슨(위스콘신)·밥 코커(테네시) 의원은 세제개편안에 반대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이 전했다.
존슨 의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고, 코커 의원은 재정적자 심화를 우려했다.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의원 역시 소규모 자영업자 등 '패스 스루 비즈니스(pass-through business)' 적용 세율이 다른 기업보다 높다고 주장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 6명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은 미 상원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고 있어, 3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면 법안 통과는 무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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