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 6연승 신민준 "아쉽지만…교훈과 자신감 얻어"

입력 2017-11-28 16:31  

농심배 6연승 신민준 "아쉽지만…교훈과 자신감 얻어"

7국 패배 아쉬움에 복기 또 복기…"왜 제가 거기다 뒀을까요?"

"자신감 생긴 대회…종합기전 우승 목표로 하겠다"




(부산=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9국을 시작을 앞둔 28일 오후 1시 30분께. 신민준(18) 6단이 부산 농심호텔 지하 1층 검토실에서 홀로 바둑돌을 놓고 있었다.

신민준 6단은 "당이페이(23) 9단과 한 대국을 복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민준 6단은 지난 26일 농심호텔 9층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7국에서 중국의 당이페이 9단에게 232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초중반까지는 유리한 흐름을 가져가다가 역전을 당한 아쉬운 패배였다.

이 패배로 신민준 6단은 농심배 6연승 돌풍도 이어가지 못했다.

복기하면서 신민준 6단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초중반까지는 괜찮았다고 하는데. 후반에 계속 두는 수마다 실수를 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신민준 6단은 7국 패배 후 머리를 가로저으며 괴로워하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신민준 6단은 그때의 심정을 떠올리면서 "좋다고 생각했던 바둑을 져서 괴롭기는 했다"면서도 "그래도 6연승은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대회 1∼4국에 이어 부산에서 열린 5∼6국까지 한 판도 지지 않고 연승 행진을 달리며 중국 기사 3명과 일본 기사 3명을 홀로 무찔렀다.

6연승은 한국 기사의 농심배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신민준 6단은 처음으로 출전한 농심배에서 이창호 9단과 강동윤 9단이 세웠던 5연승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그는 "처음에는 한 판만 이겨도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4연승을 하고 나니 더 이기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는데….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도 드러냈다.






13세이던 2012년 7월 제1회 영재입단대회에서 입단한 신민준 6단은 "저에게 이번 대회는 가장 큰 무대였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데 쉬운 실수로 졌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 '내가 거기에 왜 뒀을까?' 생각하고 있다. 일단 형세를 낙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쉽게 쉽게 두려다가 추격을 허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큰 교훈으로 남았다. 신민준 6단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으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는 5국에서 만난 중국의 천야오예(28) 9단이다.

천야오예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인 춘란배와 바이링배를 제패한 중국의 간판 기사 중 한 명이다.

연승 행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받은 대국에서 신민준 6단은 천야오예 9단을 295수 만에 4집 반으로 꺾었다.

신민준 6단은 "천야오예 9단과 둔 바둑은 마지막 한 수 빼고는 아주 잘 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머지 두 판(야마시타 게이고 9단 상대 6국, 당이페이 9단 상대 7국)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그는 "천야오예 9단은 강한 상대이지만, 2015년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한 번 이긴 적이 있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했다.

신민준 6단은 "이번 대회 경험으로 앞으로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 본격 기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는데, 전체 기사들이 참가하는 기전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이 6연승으로 좋은 발판을 다져 놓은 농심배 우승도 기대했다.

농심배는 한국·중국·일본 대표기사 각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정하는 대회다.

한국은 첫 주자로 나선 신민준 6단을 비롯해 김명훈 5단, 신진서 8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이 출전했다.

신민준 6단은 "제가 더 연승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했다. 그래도 제 몫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승은 할 거로 생각한다. 남은 선수들이 강하니까"라고 동료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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