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반대 속 가야문화권 특별법·새만금사업 특별법 개정안 처리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가야문화권 조사와 새만금사업 관련 법안이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법안소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이 처리를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토위는 오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법안의 처리를 논의할 예정으로, 이때도 여야 간의 공방 속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토위는 이날 법안소위에서 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야역사문화권 연구·조사 및 정비와 지역발전에 관한 특별법'과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발의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가야역사문화권 특별법안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연구·조사 및 발굴·복원해 역사적으로 재조명하고 국제적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부산·경남지역 공약의 하나로 가야 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거론했을 뿐 아니라 지난 6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가야사 연구 및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할 만큼 각별히 신경 써온 사안이다.
새만금 관련 법도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청와대에 전담 부서를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사안으로,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이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두 개 법안을 처리하려고 시도했지만 한국당 주호영 의원의 반대에 부딪혔으며, 이어 오후 회의 속개 이후 주 의원이 조금 늦는 틈을 타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국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 의원은 한국당 박덕흠 의원이 '주 의원이 반대한 법안을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지만 처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야역사도 아직 고증이 안 된 상황에서 역사부터 연구한 뒤에 유적발굴이든 복원이든 해야 하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법"이라며 "이건 국토부 소관 사안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국회가 룰도 없이 이런 법을 그냥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새만금 관련법에 대해서도 "새만금 개발과 관련해서는 총리 산하 새만금 위원회를 비롯해 새만금 지원단, 새만금 사업청이 이미 있는데 또다시 법안을 발의해 새만금 공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용 추계서도 제대로 없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도 "(가야문화 관련 법은) 국토위 사안이라기보다 문체부나 교육부 사안이 맞고, 단행법으로 특정 어떤 문화권에 예산을 지원하는 식으로 가면 다른 지역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며 "그렇게 처리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소위에서 이견이 나왔으면 다시 논의해야 하는 게 맞다"며 "이 법안은 통과됐다고 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이 2개 법안을 처리하자 이에 반발한 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를 떴고, 결국 법안 소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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