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기 임기 시작…야권 대표는 "12월 따로 취임식 개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부정선거 논란으로 올해 두 차례 대선 끝에 재선에 성공한 케냐의 우후루 케냐타(56) 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케냐타 대통령의 당선을 거부해 온 케냐 야권 대표가 별도의 취임식을 열겠다고 발표하면서 케냐의 국론 분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나이로비에 있는 6만석 규모의 카사라니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현지 TV로 중계된 취임 선서에서 "나, 우후루 케냐타는 케냐 공화국 대통령으로서 케냐에 충실할 것이며 헌법과 케냐 법을 따르고 수호할 것을 선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모든 케냐인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모든 케냐인의 통합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이 나라의 번영을 가져오기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날부터 5년 기간의 2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취임식은 지난 20일 케냐 대법원이 지난달 치러진 대선 재투표 결과를 인정, 케냐타 대통령의 승리를 확정한 다음 거행된 것이다.
그러나 케냐 야당 지도부는 나이로비 빈민촌을 비롯한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현 대통령의 취임 반대 시위를 개최하는 등 혼란도 빚어졌다.
야권 지도자인 라일라 오딩가는 케냐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나서 약 1시간 뒤 나이로비 외곽 이스트랜드에서 반대 집회를 주도하며 "오는 12월12일 따로 취임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합법적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우리는 내가 취임하는 의회를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딩가의 연설 직후 케냐 폭동 진압 경찰은 현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날 취임식이 열린 카사라니경기장 주변에도 케냐타 대통령 지지자를 포함한 인파가 몰리자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
앞서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딩가 야권 연합 대표 후보의 불참 속에 38.8%의 투표율을 보인 지난달 26일 대선 재투표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98%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오딩가는 케냐타 대통령의 당선을 거부한 채 국제사회의 개입, 새로운 선거실시 등을 요구해 왔다.
케냐 야권은 지난 8월 치러진 첫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무효화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같은 달 말 이를 받아들여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판결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당시 표결에서도 54.27%의 득표율로,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를 따돌렸다.
케냐에서는 지난 8월 대선 이후 부정선거 공방 속에 경찰과 야권 지지 시위대의 충돌 등으로 수십명이 숨지기도 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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