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통령 국빈방한…조계사서 문 대통령과 첫 만남(종합3보)

입력 2017-11-28 19:13   수정 2017-11-28 19:18

스리랑카 대통령 국빈방한…조계사서 문 대통령과 첫 만남(종합3보)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3자 환담…'불교'·'민주화' 주제로 40분간 덕담

내일 정상회담서 북핵·경제협력 논의…EDCF 3억 불에서 5억 불로 확대

첫 일정으로 조계사 방문…내일 문 대통령 주재 국빈만찬 참석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한·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28일 국빈 방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국 정상의 국빈 방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조현 외교부 2차관의 영접을 받은 뒤 2박3일간의 국빈 방한 일정에 돌입했다. 스리랑카 정상이 방한한 것은 지난 2012년에 이어 5년만이며,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이 다섯번째 방한이다.

영부인을 동반하지 않은 채 방한한 시리세나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이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를 방문, 미리 대기 중이던 문 대통령과 만나 40여분간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고 청와대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조계사 일주문까지 시리세나 대통령을 마중 나간 문 대통령은 대웅전 참배를 마친 후 총무원으로 함께 이동해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내일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에서 뵙기 전에 조계사를 방문하신다고 하여 반가운 마음에 시리세나 대통령님을 맞이하기 위해 나왔다"며 "또 얼마전 훌륭한 인품과 덕망을 겸비하신 설정스님께서 총무원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이 자리에서 함께 뵙게 되어 더욱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리랑카는 대표적인 불교국가이고 한국도 과거에 불교가 융성했던 나라로서, 양국이 불교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특히 한국의 대표적 불교종단인 조계종의 총본산인 이곳 조계사 석탑에는 스리랑카의 다르마필라 스님이 전해 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리세라 대통령께서 기증해 주신 '마하보리수'가 자라고 있다. 오늘 이곳 조계사에서 시리세나 대통령님을 만나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시리세나 대통령은 "문 대통령님과 총무원장님을 뵙게 되어 큰 영광이며, 대통령께서 최근 취임하셨는데 이렇게 빨리 한국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근 스리랑카에서는 2017년 유엔 석가탄신일 행사를 개최한 바 있는데, 대표단을 파견해 주신 것에도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어 "내일 공식 일정이 있는데도 문 대통령께서 시간을 따로내어 저를 만나러와 주신 것은 스리랑카와 스리랑카 국민과 저에게 큰 영광"이라며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지난 3년 동안 많은 나라를 방문했지만 어느 나라 정상도 공식일정 전에 이렇게 만나주신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께서 얼마나 실용적이고 편안한 분인지를 보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한국은 스리랑카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었고, 특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해 금융 등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이제 우리는 한국과 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기쁘게 기념하고, 미래를 보면서 양자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설정스님의 총무원장 취임도 축하드리고, 만나게 되어 기쁘다. 한국인들이 설정스님을 존경하고,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저는 불교국가 출신이라 총무원장님께서 불교를 위해 오래 동안 헌신해 주시길 소망하고, 양국 불교인들의 관계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한국은 개발 분야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가까운 친구관계이며, 스리랑카는 국제무대 협력에서 한국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스리랑카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유엔의 각종 결의안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관련 제재 결의안도 잘 준수하고 있고, 북한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 스리랑카는 항상 한국과 한국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밝은 미래를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과 스리랑카는 불교문화의 공유만이 아니라, 식민지배·권위적 통치·내전·민주화 추구 등의 과정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스리랑카는 한국의 경험을 공유할 좋은 파트너 국가"라며 "그리고 시리세나 대통령과 저는 국민 중심, 민주주의와 인권,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국정철학도 닮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양국 관계는 지난 4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 새로운 40년의 또 다른 발전을 함께 이룰 좋은 동반자이다. 그리고 시리세나 대통령과 저는 서민출신이고, 지방출신이라는 점도 같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오늘은 한 자리에서 두 분의 대통령을 한꺼번에 만나 뵙는 특별한 날이고, 두 분의 무한한 영광을 축원 드린다"며 "이런 자리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양국 관심사의 논의와 협력 그리고 큰 발전으로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설정 스님은 "부처님은 영원한 자유인이셨고, 평화와 자비, 행복을 가르쳐주신 위대한 스승이셨다"며 "그 가르침을 따르는 양 국민이야말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오늘 보셨듯이 문 대통령은 열려 있는 분이시고, 당신을 다 비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라며 "이런 두 분의 만남이 양국발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한국에 와 계신 스리랑카의 많은 스님들과 노동자들이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부처님의 가피가 두 분 대통령께 영원히 지속되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조계사 방문에는 시리세나 대통령 수행 장관과 주한 스리랑카 대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등이 함께 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데 이어 문 대통령과 소규모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시리세나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간 고위급 교류 확대, 국방·방산 협력, 경제·무역투자 확대, 스리랑카 인프라사업에 대한 한국기업 진출, 농업·해양·수산·과학·기술 협력, 문화·관광 교류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이어 스리랑카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약정금액을 3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증액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비롯한 각종 협정 서명식을 갖고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 등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밖에 방한기간 한·스리랑카 의원 친선협회 소속 의원들과 접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한 뒤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시리세나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우리 정부가 역내 전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축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 외교의 외연을 한반도, 동북아를 넘어 서남아로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빈으로 방한하는 외국 정상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시리세나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타고 와서 인천공항에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항기를 타고 방한하겠다는 시리세나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에 따라 공식 환영 절차도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서민 출신의 입지전적 지도자로, 권위주의 정치 종식과 민주주의 정착, 부패척결, 인권개선, 서민 생활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kjpark@yna.co.kr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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