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북동풍이 불면서 공항 폐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뉴스포털 리푸탄6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열대성 저기압 '쯤빠까'(Cempaka)의 영향으로 발리 섬에 북동풍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기상기후지질청장은 "이 지역의 바람은 통상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지만 열대성 저기압 때문에 풍향이 반대가 됐다"고 말했다.
평소라면 섬 동북쪽에 있는 아궁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는 동남쪽 해상으로 빠져나갔겠지만, 지난 27일 발리 서쪽 자바 섬 남부 해상에 형성된 열대성 저기압이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 탓에 남서쪽으로 화산재가 퍼져 섬 전역을 덮었다는 설명이다.
드위코리타 청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쯤빠까가 앞으로도 2∼4일간 발리 섬의 풍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발리 섬의 풍향이 현재 상태로 유지된다면 29일 이후에도 한동안 공항 운영이 재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항공당국은 이날 오전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의 폐쇄 기간을 29일 오전 7시까지로 24시간 연장했다.
이로 인해 추가로 취소된 항공편은 국제선 이착륙편 176편을 비롯, 모두 419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폐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발리 섬을 여행 중인 한국인 관광객의 피해도 급격히 늘 것으로 우려된다.
이 시기 발리 섬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신혼부부로 하루 약 400명이 한국행 항공편을 이용한다.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관광 일정이 통상 3박 4일로 짜이는 까닭에 항공교통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1천 명을 한참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출국이 시급한 관광객들에게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해당 버스는 발리 섬 서북쪽 길리마눅 항에서 페리를 이용해 약 4㎞ 떨어진 자바 섬 바뉴왕이로 건너간 뒤 육로를 거쳐 주안다 국제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공항간 이동에만 12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점과, 쯤빠까의 영향으로 발리 섬과 자바 섬을 가르는 발리 해협에 30노트(시속 55㎞)에 이르는 강풍이 불 수 있다는 예보 때문에 관광객들은 선뜻 해당 교통편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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