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야권 "헌법을 무력화한 결정"…장기집권 시도 강력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4선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라 라손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헌법재판소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의 3선 연임을 제한한 헌법 규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미주 인권협약을 인용하며 "대선 출마자에 대한 선택은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며 이런 결정을 내놓았다.
여당인 좌파 사회주의운동(MAS)은 지난 9월 헌재에 대통령의 3선 연임제한 규정은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야권 지도자인 사무엘 도리아 메디나는 트위터를 통해 "헌법을 무력화하는 결정"이라며 여당의 장기 집권 시도를 비판했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인 모랄레스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 반미 좌파 국가들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2005년 처음 당선된 이후 2009년과 2014년에 다시 대권을 거머쥐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임기는 2020년 1월 22일 끝난다.
볼리비아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2선 연임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헌재는 2009년 헌법 개정을 통해 볼리비아가 공화국에서 다민족 국가로 변경되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첫 번째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3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지만 2009년 이후 2번만 연임했다는 것이다.
이에 모랄레스 대통령은 2019년 대선 출마를 제한하는 헌법 규정을 개정하려고 지난해 2월 국민투표를 시행했으나 부결됐다.
헌재가 3선 연임 제한 규정을 폐기한 가운데 모랄레스 대통령이 2019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는 2025년까지 무려 20년간의 대통령 임기를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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