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休)서울이동노동자쉼터…휴대전화 충전기·안마의자 등 구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의 '핫플레이스' 합정역에 대리기사나 퀵서비스 기사 같은 '이동노동자'를 위한 서울 시내 세 번째 쉼터가 29일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이동노동자가 잠시 쉬어가는 것은 물론, 건강·복지·법률 관련 전문 상담도 받을 수 있는 '휴(休)서울이동노동자쉼터' 3호점(합정쉼터)을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 조성하고 이날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동노동자란 대리운전, 퀵서비스, 택배, 배달, 수리, 간병인처럼 특정 장소에서가 아니라 끊임없는 이동을 통해 업무를 하는 직업군 종사자를 가리킨다.
시는 "이들은 직업 특성상 대기 시간이 길고 계속 밖에 있어야 해 짬짬이 휴대전화 충전을 하거나 볼일을 보는 '쉼터'가 절실하다"며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서울 대리운전 기사는 하루 평균 근무시간의 3분의 1을 대기하는 데 보냈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 은행 현금인출기나 편의점 등에서 쉬어 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앞서 지난해 3월 대리운전기사가 모이는 강남 신논현역 인근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1호 쉼터를 연 이래, 올해 2월에는 도심권인 중구 삼일대로에 2호점을 연 바 있다.
이날 개소한 3호점이 자리한 합정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신촌과 가깝고, 김포·일산·파주 등 주변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해 대리운전 기사가 모이는 곳이다. 이에 따라 마땅한 공간이 없던 이 지역 이동노동자에게 '단비' 같은 곳이 되리라 시는 기대하고 있다.
합정쉼터는 합정역 6번 출구 인근 송백빌딩 3층에 165㎡ 규모로 조성됐다.
월∼금요일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운영된다.
내부에는 교육·회의실, 커뮤니티 공간, 상담실, 탕비실이 자리한다. 휴대전화 충전기 30∼40개, 컴퓨터 2대, 안마의자 2개, 발 마사지기 2개, 건식 족욕기 2개, 혈압측정기 1개, 체지방 체중계 1개를 갖춰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쉼터 내부에 분리된 여성전용 휴게실을 만들어 여성 노동자가 안심하고 쉴 수 있도록 꾸몄다.
시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월 1회 건강·금융·법률·주거·취업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반기별 1회 자존감 회복·스트레스 관리 등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내년부터는 서울 시내 쉼터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제공할 방침이다.
휴(休)서울이동노동자 쉼터는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동노동자가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추진됐다.
먼저 문을 연 2개 쉼터의 누적 방문자는 지난달 기준 총 2만6천 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방문객은 55명(서초)·38명(장교)으로 각각 집계됐다.
시는 "쉼터가 이동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모범 사례로 알려지면서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도 늘고 있다"며 "경남 창원시는 현재 2개 쉼터를 운영 중이고, 광주광역시도 쉼터 개소를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