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펭 구글 리서치 의학영상팀 프로덕트 매니저
(도쿄=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의사들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죠."
AI가 사진을 판독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중인 구글 리서치 의학영상팀의 프로덕트 매니저 릴리 펭 박사는 28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담당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AI 진단이 인간 전문가를 대체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구글 재팬 사무실에서 열린 'AI와 함께' 행사에서 구글이 추진중인 AI 기반 진단영상 판단 기술의 목표와 성과를 소개했다.
구글의 기술은 당뇨병 망막병증과 유방암 진단을 위한 사진 판독에서 인간 전문의의 정확성을 앞지르는 수준으로 발달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펭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은 AI의 사진 판독 결과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종합해서 진단을 내리고 치료 방식을 결정한다"며 "대부분의 의사는 더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진단을 원하므로 의사들이 이런 기술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사진판독 진단의 강점으로는 엄청난 양의 사진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판독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의사가 부족한 지역이 세계 곳곳에 많은데, AI 진단을 통해 한정된 인적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질환에도 이런 기술이 적용될 잠재력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펭 박사는 의료 현장에서 채택 사례가 늘고 있는 IBM의 AI 진단 시스템인 '왓슨'에 대해선 "왓슨의 기술적인 세부 사항은 잘 모른다"고 전제하고 "왓슨은 여러 정보를 입력해 의사들에게 여러 가지 치료법 대안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딥러닝 기술에 집중해 진단을 돕는 도구를 만드는 구글의 연구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펭 박사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를 졸업하면서 의학박사 학위와 생명공학박사학위를 함께 받은 후 2008년 '나노프리시전 메디컬'이라는 의료기기 기업의 공동창립자로 스타트업 사업에 뛰어든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이어 '독시미티'라는 의사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임상 콘텐츠 책임자로 일하다가 2013년에 구글에 입사해 검색팀에 합류했다.
그는 구글에서 의학 영상 AI 판독 기술을 개발하게 된 데 대해 "매우 운이 좋았다"며 "처음에는 검색 탐에서 건강 관련 콘텐츠의 검색 품질을 높이는 일을 맡고 있다가 구글의 '20% 프로젝트'를 거쳐 이 분야(AI 영상판독)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임직원들이 원래 업무 외에 기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이나 새로운 분야의 기술 연구개발 등 다른 일에 전체 근무 시간의 20%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제도를 운영중이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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